고물가 시대 달라진 소비 패턴
소비자들 인플레로 가격에 민감

할인 소매 체인 2분기 매출 증가
백화점· 외식 체인은 매출 감소 

한인타운에서 살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요즘 '집 밖에 나가면 다 돈'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산다고 했다. 1년 사이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다. 김씨는 "더운 여름 예전 같으면 식당에 가서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사먹었지만 이젠 냉면 외식 대신 간편식 냉면으로 집에서 먹고 있다"고 "점심 도시락을 가지고 출근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근처 푸드코트에서 김밥이나 우동으로 때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뉴스에선 물가가 잡혀간다고 하지만 급여는 그대로여서 수입이 줄어든 상태"라며 "비싸고 큰 돈 들어가는 건 안 사고 꼭 필요한 물건만 할인점에서 사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김씨와 같은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변하고 있다. 할인 상품 위주로 할인점 구매에 불필요한 것에는 지갑을 닫는 자제 소비 주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와는 정반대의 짠물 소비를 위주의 소비는 올해 백투스쿨 쇼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26일 CNN은 백투스쿨 시즌을 맞은 미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덜 열면서 지난해에 비해 구매 열기가 식으면서 예전만 못하다고 전했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백투스쿨 비용으로 지출하는 소비 규모는 388억달러로 지난해 사상 최고치였던 415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개인당 소비 지출도 평균 874.68달러로 지난해 890억달러 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학용품 속성상 필수재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든 것은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되 그것도 할인 상품에 집중된 까닭이란 게 CNN의 분석이다.
물가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간 고물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생존 차원에서 소비 패턴을 바꾼 것이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소매 물가는 5.9%나 상승했다. 올해 소매 물가는 0.7%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지만 소비자들은 더 싸고 덜 사는 패턴을 보이며 지갑 열기를 꺼리고 있다. 
소비 패턴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할인점들이다.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과 고스득층의 발길이 할인형 매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할인 소매점들의 실적에 잘 나타나 있다. 
대형 소매업체인 타깃의 올해 2분기 매출이 2.74% 늘었다. 구매 빈도가 높은 5000개의 상품 가격을 내리면서 할인 판매에 나선 덕분이다. 매장 방문객도 3% 증가했다. 월마트 역시 지난 분기 매출이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고객을 할인점에 빼앗긴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비자들이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면서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목돈이 들어가는 집수리도 크게 줄면서 홈디포와 로우스 매출도 감소를 기록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