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버스 납치 2건 발생
버스 내 살인 사건도 5건
버스 치안 강화 미흡 지적 

"예전엔 평범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버스 타기가 무서워진 것 같애." 한인타운 인근 노인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한인 시니어 이모씨의 말이다. 25일 다운타운에서 총격범이 달리는 버스 속에서 인질극을 벌였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한달에 택시 이용권도 받고 있지만 급할 때 아니면 잘 안쓴다는 이씨는 "공짜로 탈 수 있어 급한 볼 일이 생기면 버스를 자주 이용했는데 이제 잘못하면 버스에서 총까지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며 "걸어다니면 묻지마 폭행에, 버스 타면 권총 강도에...안전한 곳이 따로 없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한인 시니어 박모씨도 메트로 버스를 타는 일이 껄끄럽다고 했다. 박씨는 "요즘 버스를 타면 긴장을 하게 된다"며 "혹시 누가 나를 해코지할까봐 될 수 있으면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LA 한인들을 비롯해 서민들의 핵심 교통수단인 메트로 버스 타는 일은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 가고 있다. 메트로 버스 탑승객의 안전이 위협을 받으면서부터다. 메트로 버스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가 급증하면서 피해자는 늘고 있지만 탑승객 보호와 안전 조치는 거북이 걸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버스 타는 것이 두려운 일이 되었다는 비판과 함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버스 타는 일이 두려운 것은 비단 시니어들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부모님들이 버스 탑승 여부에 노심초사하는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버스 타는 일이 위험하다고 생각해 시간이 맞으면 어머니를 차로 모시고 다닌다"며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어머니 혼자서 버스를 타고 다니시지 않을까 늘 걱정"이라고 말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인들이 메트로 버스 안전에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은 버스 내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5일 다운타운에서 총기범이 버스를 납치해 승객 1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메트로 버스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졌다.
올해 들어 버스 납치 사건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두 건이나 발생했다. 버스 안 살인 사건도 최소 5건이나 일어났다. 
LA시 전체 강력 범죄 건수는 소폭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메트로 버스 내 범죄 발생은 20%나 상승했다. 일례로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 건수는 지난 5월 11건에서 6월엔 14건, 7월에는 무려 23건이 발생해 메트로 버스 안전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시당국의 대처가 미온할 뿐 아니라 대안 마련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메트로 시스템에 정복 경찰력을 더 늘렸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한 시범 운영 중인 무기 탐지 시스템을 메트로 버스에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시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그러는 사이 메트로 버스에 대한 안전에 대한 한인들의 우려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 한인 단체장은 "LA시가 2026년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버스 치안이 불안해 큰 걱정"이라며 "길거리 묻지마 폭행이 버스 안으로 그대로 옮겨온 상황이라 도심 치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