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1400원대 돌파
"트럼프 효과로 강달러 지속"
대미 투자 한국 기업에 부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정에,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하면서 미국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이 고환율의 영향을 놓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강달러' 기세가 더 거세지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추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본격 실행되면 달러 가치가 현재보다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8시 20분 현재 1400.5원으로, 지난 4월 16일 장중 기록한 1400.0원 이후 약 7개월만에 다시 1400원대에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정책·공약 영향을 외환시장이 예상하고 미리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원화는 '트럼프 효과'를 업은 강달러에 밀려 약세(가치 하락)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레드 스윕이 현실이 되면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져 수출 의존형 국가인 한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그 결과 환율도 1400원을 넘어 14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는 1330∼1400원 범위에서 움직이며 평균 1360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외환)파생전문위원은 "기술적으로는 1400원 부근에서 시장의 저항이나 당국의 일부 개입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달러인덱스가 106.5 수준까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환율 상단 예상치를 1420원까지 열어 놔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고환율이 장기화가 미국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비 및 설비 반입 시 비용 등 투자비가 늘어나면서 추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17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4월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짓는 데 38억7천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북미를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의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환율 상승으로 기존에 예상했던 투자액보다 늘어날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