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효율부 머스크, 폐지 뜻 밝혀
"대다수가 시간 변경 끝내기 원해"
그동안 꾸준히 폐지 논쟁이 이어졌지만 변함없이 지속되온 서머타임(summer time·일광절약시간제)이 드디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인도계 기업가 라마스와미가 최근 엑스(옛 트위터)에서 서머타임 폐지 의사를 밝혔다.
머스크는 X에 "사람들이 성가신 시간 변경을 없애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쓰면서 대다수 응답자가 서머타임 종료를 원한다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링크로 공유했다. 머스크는 이어 후속 게시물에서 마이크 리 유타주 상원의원에게 서머타임을 종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마스와미는 "(서머타임은) 비효율적이고 고치기 쉬운 문제"라고 답글을 달았다.
서머타임은 연방법에 따라 매년 3월 둘째 일요일에 시작해 11월 첫째 일요일에 종료한다. 다만 애리조나·하와이 등 일부 지역은 다른 주보다 일조량이 풍부해 서머타임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수십 년간 서머타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자 연방 상원은 지난 2022년 서머타임을 일년 내내 시행하자는 '햇빛보호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기존 표준시간이 생체리듬에 더 적합하다는 반대 목소리에 햇빛보호법은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부 주에서 주별로 표준시간 또는 서머타임으로 통일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서머타임을 연중 고정할 경우 연방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동안 서머타임이 생체 리듬을 깨트려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나왔다. 지난해 3월, 미국인의 62%가 서머타임 폐지를 원한다는 여론조사도 발표됐다.
머스크는 이전부터 서머타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여왔다. 서머타임제가 없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머스크는 지난 2017년 SNS에 서머타임을 다룬 풍자 전문 뉴스 사이트 어니언(The Onion)의 게시물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진지하게 서머타임을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지, 아니면 SNS에서 그저 떠드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인 서머타임 제도 변경에 대해 수용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9년 3월 "서머타임을 영구화하는 건 좋다"고 SNS에 올리기도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짐 오닐 보건복지부 부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에는 서머타임에 부정적인 인사들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