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달러 이상 보유 9.5% 상승
평균잔액 13만2300달러로 늘어
증시 상승과 장기 납입이 동인
직장인의 퇴직연금인 401(k) 계좌 잔액이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가입자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401(k) 백만장자'가 급증한 것은 인플레이션 여파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의 호황으로 투자 주식 가치가 크게 상승한 데다 장기간 퇴직연금을 납부하는 '거북이형' 가입자가 증가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6일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퇴 플랜 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401(k) 계좌 가입자 중 100만달러 이상의 잔액을 보유한 가입자는 4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9.5%나 늘어난 수치다.
퇴직연금 백만장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퇴직연금 보유액도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말 현재 401(k) 계좌의 평균 잔액은 13만2300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나 급증했다.
CNBC는 올해 3분기 연금 계좌의 평균 잔액 규모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전국에서 총 4900만여개의 퇴직연금 계좌를 관리하고 있다.
CNBC는 401(k) 백만장자의 수가 늘어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뉴욕 주식시장의 호황을 꼽았다. 401(k) 연금 자산의 42%는 주식형 펀드에, 31%는 디폴트옵션의 대표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투자되어 있는 만큼 증시의 등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들어 현재까지 나스닥 지수는 34%나 상승했고 S&P500지수도 28%,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18% 각각 올랐다.
매달 높은 불입금을 납입하면서 장기간 퇴직연금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401(k) 백만장자 수를 끌어 올린 또 다른 동인이라는 게 CNBC의 분석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401(k) 백만장자 중 3분의 1이 높은 불입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1(k) 평균 불입금은 고용주의 매칭 펀드를 포함해 급여의 14.1%였다. 이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권장하는 15%에 근접한 수준의 저축률이다.
장기간 401(k) 보유하기 위해선 가변성이 높은 주식시장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하게 불입금을 납입하면서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