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연이어 접견…"헌법적 절차 잘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권성동 "한미동맹 위해 꾸준히 소통", 이재명 "한미 관계 더 단단해질 것"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23일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각각 접견하고, 최근의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도 한미 공조는 굳건하리라는 점을 확인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21세기에 저희가 상상하기 어려운 비민주적 상황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현재 한국이 겪는 여러 정치적·헌법적 사항도 알고 있고, 이 절차가 잘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사당에 오니 다시 한번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과 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권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도 "70년 넘는 시간 한반도와 그 너머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보장해 온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 협력의 혜택을 가져다주는 통상 및 투자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권 권한대행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미국 등 전 세계 국가와 외교 관계를 이끌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집권 여당으로서 한미 관계에 공백이 없게 정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속히 후임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할 수 있게 힘써 주시기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차기 트럼프 정부 및 조야(朝野)와 강력한 한미 동맹을 위해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골드버그 대사에게 "한국에 급작스러운 일이 발생했는데 미국이 동맹의 일원으로서 동맹의 핵심 가치인 민주주의와 법치의 회복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신속하게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혼란도 민주주의의 가치와 자유민주 진영의 강고함을 보여줄 텐데 그 과정에서도 한미 관계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한미일 간 협력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골드버그 대사는 권 권한대행을 만난 뒤 '대통령 탄핵 이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매우 분명하게 한국민에 대한 지지와 헌법적,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왔다"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접견은 골드버그 대사의 내년 1월 주한대사 퇴임을 앞두고 송별 인사 성격으로 이뤄진 것으로, 대사 측이 요청해 성사됐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