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한민국 국민훈장 '야구 전설' 장훈 "일본으로 귀화" 충격
한국 야구계에 불만 토로…"한국시리즈등 한번도 초대 안해 "
일본 프로야구계에서 전설적 선수로 평가받는 재일교포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84·사진)이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장훈은 지난 29일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처음 말씀드리지만, 몇 년 전 국적을 바꿨다. 지금은 일본 국적이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수차례 귀화 제의를 받고도 이를 뿌리치고 한국 국적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던 그였기에 이번 귀화 사실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장훈은 "한때 (한국) 어떤 정권은 재일교포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일본에 자발적으로 왔다'거나 '다른 나라에서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징병 돼 오거나, 먹고 살 수 없어 온 거다. 재일교포 1세대들이 고생하고 힘들었던 걸 모르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국적은 한 번은 되돌릴 수 있다. 당연히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은 재일교포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훈은 1959년부터 1981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0.319, 3085안타 504홈런 1676타점을 기록한 전설이다. 은퇴 후 야구 평론가로 오래 활동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별보좌를 지내기도 했다. 1980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장훈은 훈장에 대해 "오랜 기간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재일교포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한국 야구계에 대해선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할 때부터 힘을 보탰다고 강조한 그는 "20년 넘게 (KBO 총재) 특별보좌를 하고, 프로 리그를 만들었는데 한국시리즈나 올스타전 초대는 한 번도 없었다. 은혜도, 의리도 잊었다"고 일갈했다.
장훈은 일본과 한국 사이에는 역사적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고 "(일제강점기에) 차별이 있었고, 간토대지진 때는 '방화했다'라거나 '독을 넣었다'는 헛소문이 난무해 많은 조선인이 희생됐다"며 "일본인은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면서 도로와 학교를 만들어줬고 한국과 협력한 덕분에 한국이 발전한 국가가 됐다면서 "서로 더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