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 선물 준 갱단두목에 감사 인사

[멕시코]

악명 ‘마약왕’에 감사 현수막까지 설치

대통령 "범죄집단 옹호 웬말이냐" 성토

멕시코 소도시 시장이 연말 아동들에게 선물을 챙겨준 악명 높은 카르텔 수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부 미초아칸주 인구 1만1천명 규모 지방자치단체인 코알코만에서 아나벨 아빌라 카스트레혼 시장(사진)이 공개 행사 중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 밀매 조직을 이끄는 신흥 마약왕 '엘멘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행사장에는 엘멘초(본명: 네메시오 오세게라) 이름과 함께 "그가 선물을 나눠준 것에 대해 동네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도 내걸렸다.

경찰관 출신인 엘멘초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0순위' 일망타진 대상으로 삼는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두목이다.

CJNG는 전 세계 곳곳에 마약을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조직으로,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과 더불어 멕시코 양대 마약 밀매 갱단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정부는 엘멘초에 최대 1천500만 달러(220억원 상당) 현상금을 내걸고 뒤를 쫓고 있다.

멕시코 갱단들은 주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빈곤층과 어린이들을 상대로 선물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한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범죄집단을 옹호하는 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성토한 뒤 "검찰에서 이미 갱단의 선물 공여, 공무원 연루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