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콘서트서 정치권 비판…계엄사태 이후 좌우 책임론 묻는 정치권 분쟁 빗대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가"
가수 나훈아가 비상계엄과 탄핵 소추 등으로 혼란스러운 정치권에 대해 작심 비판을 내놨다.
11일 가요계에 따르면 나훈아는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 '2024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첫날 무대에서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왼팔과 오른팔을 들어보이며 "왼쪽이 오른 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 난리를 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왼팔을 가리키며 이렇게 외쳤다. "니는 잘했나!" 계엄 사태 이후 좌우로 나뉘어 책임론을 묻는 정치권 분쟁을 왼팔과 오른팔에 빗대 말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형제들을 혼내던 어린 시절도 예로 들었다. "서로 잘못했다 난리를 직이면 우리 어무이는 '둘 다 바지 걷어라!'며 둘 다 때렸다.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는 논리를 말하신 것"이라며 "지금 우린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하고 난리가 났는데, 느그(너희) 하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외쳤다. 그는 "내 말에 동의를 안 해도 좋다"고도 덧붙였다.
나훈아는 평소 공연 때마다 정치, 저출산, 남북 관계 등 민감한 소재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웃긴 양반, 무슨 오지랖인지"
야권 인사들 '발끈'
"그냥 입닫고 가지"
그러자 야권이 발끈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원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했다. 이어
"나훈아씨, 그냥 살던 대로 살아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말고"라고 덧붙였다.
또 김영록 전남지사 또한 "가수 나훈아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본인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좀 더 신중한 발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렇게 끝나는가 했더니 나훈아가 또 반격했다.
12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마지막 공연에서 노래 '공'을 부르던 나훈아는 "내 이야기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인지 뭔지 입다물라고 하더라"며 "(관객) 여러분이 나한테 뭐라 하는 건 내가 인정하지만, 저것들이 뭐라 하는 건 내가 절대 용서 못 한다"며 말을 꺼냈다. 그는 왼팔과 오른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 '니는 잘했나'의 뜻은 그래, (오른 쪽이) 별로 잘한 건 없어. 그렇지만 (왼쪽) 니는 잘했나란 이야기였다"며 "그걸 갖고 또 딴지를 걸고 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인지 무슨 도지산지 잘 들어라"며 "안 그래도 잘려 있는 (분단된) 나라에서 선거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외쳤다. "여러분, 저한테 1년만 시간을 딱 주면 제가 우찌 하나 보이소.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경상도 출신은 전부 전라도 가서, 전라도 출신은 전부 경상도 가서 국회의원 나와라. 법으로 이래 정해버리는 기라. 그래 해서라도 동서 화합이 돼야지요. 안 그래도 잘리(잘려) 있는 나라에서 이기 뭐하는 짓입니꺼!"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