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민권자 미국 입양인 중 절반 한국 출신…트럼프 2기 불체자 대거 단속에 "혹시 나도?"

[뉴스포커스]

1945년~1998년 미국 입양 약 4만9천명 해당
트럼프 시대 반이민정서 증폭 압박감 더해

미국 시민권을 얻지 못한 입양인들이 트럼프 2기를 맞아 떨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특히 이들 시민권 없는 미국 입양인 중 절반은 한국 출신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볼티모어배너닷컴에 따르면 한인 입양아 출신인 제니퍼 에번스(47)는 지난 미국 대선 다음날 바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입양 서류와 귀화 서류의 사본을 만들고 한 권은 금고에, 다른 한 권은 지갑에 넣었다. 또한 휴대전화에 문서 사진을 찍어 저장해놓기도 했다. 50세에 가까운 그는 생후 3개월 만에 미국 가정으로 입양돼 뉴저지 남부에서 자랐지만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일부 해외 입양인들에게 자신들이 미국 시민으로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에번스는 미국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대량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추방 사태에 휘말릴 수 있을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다른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입양돼 미국에 와서 살고 있더라도 일부는 실제로 미국 시민이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정이 입양한 수천 명의 어린이가 시민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 중 다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고 규모가 큰 국제 입양 프로그램을 보유한 한국 출신이다.
한국의 입양 시스템은 그동안 20만명의 어린이를 미국, 유럽, 호주의 가정에 보냈다. 입양관련 단체인 릫입양인권리캠페인릮은 "지난 60년 동안 11만2000명의 한국 어린이가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고 전하고 "이 중 현재 성인이 된 입양인의 20%는 시민권 없이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추방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1945년에서 1998년 사이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 가운데 현재 4만9000명가량이 시민권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양한 상황이나 이전의 법률 격차로 인해 시민권을 얻지 못하거나 시민권 지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일부 입양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며 항상 정부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입양인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양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입양인들은 반이민 정서가 트럼프 시대에 증폭되면서 압박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시민권이 없는 입양아들이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체포엔 직접 연관되지 않겠지만 일부는 부당하게 추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입양인들은 자신의 신분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만약 서류가 없다면 입양인 옹호 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美 연방 의회는 
적법하게 입양 절차를 밟아 미국에 들어왔지만, 시민권이 없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이동시민권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당시 18세 이상인 입양아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후 연방 의회는 이 법률적 공백을 메꾸기 위해 여러 차례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