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공 시추서 획득한 시료, 추가 탐사 성공률 높이는 데 활용해야"
"대왕고래 제외 6개 유망구조 대상 해외 투자유치…메이저사 입찰 의향"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과 관련, "시추 작업 과정에서 잠정적이지만 가스 징후가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2021년 12월 생산을 종료한) 울산 앞바다의 동해 가스전을 비롯해 남미 가이아나·북해 석유가스전에서도 수차례의 탐사·시추 끝에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비록 대왕고래 유망 구조의 시추 작업에서는 경제성을 확보할 만한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추출한 시료 자료와 데이터를 전문 용역 기관을 통해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동해 심해 7개 유망 구조 중 대왕고래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유망 구조에 대한 자원 탐사 개발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산업부 고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가스 징후'가 어떤 의미이며, 대왕고래 구조는 다시 안 뚫는 건가.
▲ 구조의 유기물이 산화해서 나온 가스인지, 근원암에서 (저류암으로) 이동한 가스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성분 분석을 통해 가스가 만약 근원암에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근원암의 가스 생성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런 판단이 이르고, 5월 말∼6월에 정밀 분석해 결과를 말씀드리겠다.
시추 결과 대왕고래 전체의 가스 포화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대왕고래 구조 자체에 대해 추가 탐사 시추할 필요성은 높지 않다.
대왕고래 구조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 첫 시추에 들어갔을 텐데, 향후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 방향은.
▲ 지금은 생산을 종료했지만 울산 앞바다 동해 가스전은 11번째 (시추에서) 성공했다. 남미 가이아나도 13번째인가에 유전을 발견했고, 노르웨이 에코피스크(북해) 유전도 33번째인가 됐다. 첫 시추가 성공했으면 굉장히 좋았겠지만 시추 과정상 여러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추가 유망 구조에서의 오류를 보정하는 기회로 삼아 추가 탐사 시추 성공률을 높이는 쪽으로 활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여러 유망 구조를 탐사 시추를 통해 확인하고 자원개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
정밀 분석 용역에 액트지오도 참여하는가.
▲ 액트지오는 컴퓨터 전산 작업을 통해 기존 데이터를 해석하는 기관이다. 이제 사람으로 치면 '조직 검사' 단계다. 샘플링 등 1천700개가 넘는 시편, 암편을 수집했다.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연구기관에서 분석해야 하며, 당연히 액트지오는 그 대상이 아니다.
앞서 정부는 성공 확률을 20%로 전망했다.
▲ 이번 탐사시추를 하면서 액트지오가 분석했을 때의 수치와 실제 수치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남은 6개 유망 구조에 대해 전반적인 탐사 자원량이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오차가 보정될 것이다. 탐사 시추를 많이 할수록 오차 보정 가능성은 커진다. -- 투자 유치 공모 계획은.
▲ 입찰 의향을 제시한 기업들이 있다. 기존부터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유망 구조 전체를 보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자원개발 상례에서 첫 공에서 시추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희박하다. 1차공 시추 결과 자체를 놓고 보면 투자 유치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은 못 하겠지만, 향후 투자 유치를 통해 (자원 개발) 리스크를 저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유치는 남은 6개 유망구조에 대해 진행하나.
▲ 2차 유망성 검토가 6-1·8광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남은 6개 유망 구조 위주로 투자 유치를 할 것으로 본다. 투자 유치 때는 '의무 시추공' 개념이 있어서 그때까지는 (시추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이번 시추 결과 긍정적으로 판단되는 점은.
▲ 당초 예상보다 저류층 두께가 두꺼웠고, 저류층 외 구멍이 많이 뚫려 있다는 차원의 공극률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두꺼운 덮개암층도 확인했고 생각보다 더 두꺼운 유기질 셰일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석유 구조는 긍정적이었지만 가장 핵심인 탄화가스 포화도가 (경제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석유가스 글로벌 메이저사에서 입찰 의향서를 보냈나.
▲ 입찰 의향서를 구체적으로 받은 것은 아니다. 3월 말에 입찰 절차가 개시되기 때문에 그때야 입찰을 받을 것이다. 다만 입찰에 참여하고 싶으니 자료를 보여달라는 의향을 전달한 메이저 기업은 복수로 있었다. 비밀 유지 의무 때문에 구체적 사명은 밝힐 수 없다.
1차공 결과가 나쁘면 나머지 6개 구조의 탐사도 어려워지나
▲ 해외 투자 유치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정부 예산의 필요 여부가 결정된다. 우리의 지분이 높을수록 추후 가져올 수익이 커진다. 리스크를 얼마나 부담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추가 6개 유망구조 탐사와 관련해 예산이 필요하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검증받겠다. 탐사 리스크를 줄일수록 예타 통과 확률은 높아지고, 리스크를 많이 부담할수록 예타 통과 확률은 낮아질 것으로 본다.
이 사업에 예산을 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 최근 심해에서 50공 정도 시추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성공률은 5∼10%밖에 안 된다. 투입 대비 성과가 쉽지 않은 사업이어서 '리스크 저감'과 '차후 이익 확대' 중 어느 쪽이 좋은지는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이 다 다르다. 정부는 투자 유치와 예산 투입의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다.
최소 투자 규모는.
▲ 전혀 정해진 바 없다. 3월 중 투자 유치 절차가 진행되면 상대방 의견도 들어보고 정해질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정부가 '삼성 시총 5배'라고 발표했던 것은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닌가.
▲ 1차 발표의 경우 저희가 생각지도 못했던 정치적 논쟁이 확산되면서 산업부 장관의 비유 자체가 부각됐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발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죄송하다. 심해 첫 탐사 케이스였다. 일반적인 상례상 첫 케이스 성공은 '로또 맞을 확률'보다 낮을 텐데 앞선 정무적 요인 등 때문에 저희가 많은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해외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자원탐사 실력도 늘리겠다.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