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측 "자회사 되기 싫다" 거부, 협의 중단 통보…현대차 앞선 릫세계 3위릮 탄생 없던 일로 

[일본]

혼다 자회사화 제안에 닛산은'대등 합병'주장

세계를 놀라게 했던 혼다와 닛산의 합병 협상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닛산자동차가 5일 이사회에서 혼다와의 합병 협의를 백지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세계 3위 자동차그룹의 탄생을 목표로 했던 합병 계획이 1개월여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닛산자동차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합병 협의를 중단하겠다고 혼다에 정식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은 이날 도쿄의 혼다 본사를 방문,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에게 합병 협의를 중단한 방침을 전하고 양사는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12월 체결한 '경영 통합을 향한 기본 합의서'(MOU) 철회를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일본 2, 3위 완성차업체 혼다와 닛산의 합병이 이처럼 사실상 백지화된 데에는 혼다가 제안한 자회사안을 닛산이 거부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혼다와 닛산은 지난해 12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양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경영을 통합하는 협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판매량 1위 일본 도요타자동차 그룹(1123만대), 독일 폴크스바겐(VW) 그룹(923만대)에 이어 곧바로 세계 3위 공룡 자동차기업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됐다. 현재 세계 판매량 3위가 현대차그룹(730만대)이어서 한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이 합병 논의는 애초 혼다가 경영이 악화한 닛산을 구제한다는 측면도 있었다. 미베 혼다 사장은 지난해 12월 합병 협의 개시 기자회견에서 닛산에 “턴어라운드(turnaround·사업 호전)가 절대적 조건”이라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런 혼다의 요구에 대해 닛산에서는 대등한 관계에서 경영 통합을 바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실제 협의에서도 ‘대등한 관계’라는 말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닛산은 지난해 11월 종업원 7%에 해당하는 9천 명을 감축하고 세계 생산능력도 20% 정도 줄이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닛산은 태국과 북미 등에서 직원 감축 등 구조조정안의 큰 틀을 결정해 혼다에 제시했으나 혼다는 미흡하다고 보고 추가 구조조정안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최근 지주회사 대신 닛산의 구조조정을 직접 주도권을 쥐고 진행하고자 자회사화 방안을 제시했으나 닛산의 반발을 불렀다.
세계 3위 업체를 목표로 한 합병 협의가 불과 한 달여 만에 사실상 중단된 것은 경영 재건에 나선 닛산뿐 아니라 혼다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