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다섯 부부 중 두 부부 이상 이혼, '결혼-출산 장려'대대적 정부 노력 '도루묵'
[중국]
신규 결혼 건수, 1986년 이후 사상 최저
30일 냉각기간 의무화 등 정책 불구 증가
중국이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결혼·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지만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가 20% 넘게 감소하며 44년 만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10일 차이신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민정부는 지난 8일 공개한 '2024년 4분기 민정 통계 데이터'에서 지난해 전국에서 610만6천쌍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2024년 결혼을 등록한 부부수는 전년 대비 20.5% 급감했다. 이는 1986년 민정부가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노동력 감소와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경제 둔화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경제 정채게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결혼과 출산이 급락하는 것은 중국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2013년 이후 10년 연속 하락하다가 2023년 코로나19의 엄격한 규제가 풀리면서 잠깐 반등했지만 지난해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신규 결혼 건수는 1300만 건으로 최고를 기록했던 2013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260만쌍을 넘으며 2023년보다 2만8000쌍 증가했다.
중국은 여성들이 파경이나 심지어 학대받는 결혼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 2021년부터 이혼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30일간의 ‘냉각’ 기간을 의무화했다.
중국의 인구는 지난해 출생률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감소했다.
16∼59세로 분류되는 노동인구도 지난해 683만명 감소해 지속적 위축세를 더했다. 한편 60세 이상 인구는 계속 증가,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했다.
이러한 감소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중국 관리들은 재정적 인센티브에서부터 선전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갖도록 독려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내놓았다.
공무원들은 블라인드 데이트와 집단 결혼식을 조직하고, 농촌 지역의 가난한 총각들의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신부 집에 거액의 ‘신부값’을 치르게 하는 전통도 없애려 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젊은 부부들이 결혼할 수 있도록 현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정책들은 높은 실업률, 치솟는 생활비, 그리고 경기침체 속에서 강력한 사회 복지 지원의 부족으로 고심하는 중국 젊은이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중국은 2015년 한자녀 정책 종식을 발표, 두 자녀를 가질 수 있게 하고 2021년는 3자녀까지 허용했지만 결혼과 출생률은 계속 떨어졌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재정적으로 독립적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감소는 더욱 뚜렷하다. 기혼 여성에 대한 직장에서의 광범위한 차별과 여성이 육아와 가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가부장적 전통도 상당수 여성들에게 결혼에 대한 환멸을 갖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