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무부 장관에 주조 중단 명령…1센트 동전 만드는데 3.7센트 들어 '배보다 배꼽'
[이슈진단]
"'동전 대란'올라" VS "쓸일 없어" 불편 해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센트(페니) 동전의 주조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1센트 동전 생산비가 액면가에 비해 3배 넘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다. 1센트 동전 주조 명령에 한인들 사이에선 5년 전 동전 부족에 따른 동전 대란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쓸모 없는 동전이 퇴출되면 불편함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문자 그대로 2센트보다 큰 비용을 들여 페니를 찍어내 왔다"라면서 "한 번에 1페니에 불과할지라도 우리의 위대한 나라의 예산에서 낭비를 없애자"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 장관에게 새 페니(1센트 동전) 주조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했다.
연방 조폐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에 마감된 2024 회계연도에 약 32억개의 1센트 동전을 주조했고 이 과정에서 853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센트 동전 1개의 주조 비용은 약 3.7센트로 이전 회계연도의 3.1센트에서 증가했다. 5센트 동전 주조 비용도 14센트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1센트 주조 중단 명령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동전의 크기와 특정 금속의 함량 등 통화 사양 결정은 연방의회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센트 동전 생산의 일시 중단이나 유통 중단을 요구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1센트 동전 퇴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1센트 동전 주조 중단 지시가 알려지자 한인들 사이에선 이를 놓고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는 지난 2020년에 발생한 동전 대란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 부문이 봉쇄되면서 동전 생산이 줄고 유통이 끊기면서 동전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동전 부족으로 은행들이 동전 관리에 나서자 한인 마켓들은 필요한 동전 확보율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에 이르기까지 크게 감소했다. 특히 25센트와 1센트짜리 동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한인 소비자들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데빗카드를 사용하거나 일부 식당에선 동전 거스름돈 대신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1센트 동전이 사라지면 각종 상품 판매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0.99달러나 1.99달러처럼 1센트 단위의 가격 매김이 사라지고 5센트나 10센트 단위의 가격 산정으로 내리기보다는 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어서 1센트 동전이 사라지면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와는 달리 효용성이 적은 1센트 동전이 사라지면 사용에 따른 불편함도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워킹맘인 전모씨는 "마켓이 아니면 1센트 동전 사용할 데가 없다 보니 집에 동전을 쌓아두는 번거로움이 없어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동전 사용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1센트 동전이 없어져도 불편함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