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인터뷰…"中 멀리할 수 없지만 한미일 협력 여전히 중요"

"한미일 3국 관계 강화 옳은 일…美, 불필요하게 걱정할 필요 없어"

"일본과 협력 필요성 인정…잘못 인정않는 日, 독일처럼 진지한 반성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 이는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인터뷰 기사는 '한국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는 중국·북한과 더 따뜻한 관계를 원한다'라는 제목으로,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하는 상황이 있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면서 이 대표의 노벨상 추천 언급에 대해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신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을 때 '모스트 뷰티풀'(most beautiful)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강경한 대북 접근 방식에서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미중 갈등 국면 속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균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한국이 그 최전선에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국이 중국을 멀리할 수는 없다는 의미라는 언급을 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WP는 이같은 입장이 잠재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립을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이웃의 민주주의 국가로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강제징용 노동자 보상 문제 등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문제에서는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폈다.

이 대표는 "이는 일본이 독일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독일은 진지한 반성을 했지만, 일본은 식민지 시대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한국이 미국과의 안보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 일본 모두와 협력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일 3국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며 "미국은 (한국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한미 동맹에 대해 지나치게, 혹은 불필요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한미 관계를 손상하려 한다면 우리가 뭘 얻을 수 있겠나"라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취하는 것보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WP는 최근 이 대표가 과거에 비해 외교정책 변화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미국 역시 중국에 적대적인 자세, 혹은 협력적 자세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역시 이같은 접근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대해서는 "한국의 관점에서 좋은 상황이 아닌데, 무엇을 해야 하나"라면서도 미국의 물가상승 문제를 고려하면 미국도 이같은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습격을 당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쓰러지면서 하늘을 봤는데, '이제 이 하늘을 못 보겠구나. 이게 죽음이구나'하고 생각했다"면서 "남은 삶이 '덤'(보너스)처럼 느껴졌다. 더 자유로운 사람이 돼서 내 목숨의 중요성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고 떠올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대표가 존경하는 인물로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한국의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꼽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설승은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