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젤렌스키 통화 '트럼프식'종전 협상 급물살…양국 영토 확정 가장 큰 난관
[집중진단/우크라이나 전쟁]
푸틴, 러 점령 돈바스·크림반도 "반환 불가"
젤렌스키, "절대로 포기 못한다" 입장 고수
트럼프, "우크라이나 일부지역 양보 불가피”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돼 3년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 정상들과 각각 통화를 했다.
이날 오전 푸틴과의 통화를 마친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막 푸틴과 길고도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면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의 공식 통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양국 정상 간의 대화에 물꼬가 트이면서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푸틴과 사우디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통화 직후 젤렌스키와도 통화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의 통화에 대해 “아주 잘 진행됐다. 그(젤렌스키)는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단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발은 디뎠지만 실제 종전까지 가는 경로는 험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러시아가 전쟁 중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확정 문제가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키지 않을 확률이 높은 가운데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어느 수준으로 안보 지원을 약속해 줄 수 있을지도 협상의 중대 변수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최대 난제가 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부 지역과 2014년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등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포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진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를 양보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등을 통제했던 2014년 이전 국경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가능성이 낮다. 일부만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다. 허황된 목표를 버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