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영 지사 중심 진정성 보인 유치 활동…대의원 '표심' 움직여
"진정성을 가지고 간절함으로 모든 대의원을 접촉해 설득한 게 마음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전북 도민들과 함께 열정과 헌신으로 만들어낸 쾌거입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49대 11의 압도적인 표 차로 서울시를 따돌리고 전북이 2036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지로 선정된 원동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시가 먼저 2036 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뒤 뒤따라 전북도가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서울시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 서울시는 스포츠시설은 물론 교통·숙박 등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종합 경쟁력 6위의 국제적인 도시라는 강점을 부각했다.
2019년 부산시를 따돌리고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도시로 선정됐던 서울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호주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 도시'로 선정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여전히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은 전북도를 압도했다.
서울시는 기존 시설을 100% 가까이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인천국제공항 및 경기장 간 이동 거리가 1시간 이내여서 IOC 요구 조건에 들어맞는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전북도는 여러모로 서울시보다 열세여서 유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비유됐다.
하지만 전북도는 열세 예상을 깨고 압도적 표 차로 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 도시로 낙점받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전북도는 올림픽 유치 도시들의 콘셉트인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올림픽을 유치하면 육상 경기를 대구스타디움에서 개최하고, 광주(국제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을 부각했다.
실제로 이날 김관영 지사가 프레젠테이션(PT)할 때 영상에선 홍준표 대구시장이 깜짝 등장해 육상 경기가 대구에서 열리기 때문에 영호남 화합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전북도는 김관영 전북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을 중심으로 투표권을 가진 올림픽 37개 종목 대의원을 접촉해 개최 당위성을 호소했다.
김관영 지사가 직접 체육회 산하 경기단체가 입주한 올림픽회관을 찾아 전북도의 강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전북도의 간절함은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총회를 앞두고 승리를 낙관할 정도였다.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은 "후회가 남지 않도록 혼신을 힘을 쏟았고 그 열정과 헌신이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은 것 같다"면서 "국내 유치 후보 도시로 선정된 만큼 본선에서도 한국 개최를 따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