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대 프로스포츠 NHL 아이스하키 리그 'LA 킹스'경기 

[금요화제]

시니어센터 장구·하모니카반 에립토 아레나 공연
경기 식전·하프타임 축하무대…미 전역에 생중계 
내달 23일 준비에 구슬땀, "한인 문화 확산 새 장"

장구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한인 시니어들이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인 에립토닷컴 아레나에 선다. 그것도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종목인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 경기를 축하하는 무대에서다. 전국에 생중계될 한인 시니어들의 장구와 하모니카 연주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이사장 신영신)의 하모니카반(지도교수 박증규)과 장구반(지도교수 최혜련·제시카 김)이 다운타운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공연을 펼친다. 북미 아이스하키리그 경기의 식전 및 하프타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공연이다. 
하모니카 연주반과 장구반은 오는 3월23일(일)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리는 NHL의 LA 킹스와 보스턴 브루인즈의 경기에 앞서 연주에 나선다. 하모니카반은 이날 오후 5시45분에 미국 국가를 연주하고 이어 하프타임인 7시에 장구반이 아이스링크에 올라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 공연을 한다. 이날 경기에는 1만5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TV와 각종 스트리밍 플랫폼으로도 미 전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한국의 K팝 걸그룹인 에스파와 보이그룹 에이비식스 등 유명 아티스트만이 설 수 있다는 꿈의 무대에 하모니카와 장구를 연주하는 한인 시니어들이 선다는 것은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프로 아이스하키 경기 전 미국 국가를 한인 시니어들이 하모니카로 연주하는 장면과 하프타임 때 아이스하키 링크 한가운데서 또 다른 한인 시니어들이 신명나게 사물놀이 연주를 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것은 한인들에게 자긍심을 불어 넣어 주는 감동의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 시니어들이 꿈에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지난 2023년 6월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 LA시의회에서 시니어센터 하모니카반 단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개회에 앞서 미국 국가를 연주했다. 당시 참여했던 시의원들과 일반 방청객 등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하모니카반의 연주가 끝나도 기립해 박수를 보낼 정도로 큰 감동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후 LA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프로 스포츠 구단에서 연주 제안이 있었지만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해 번번히 무산되는 불운이 이어졌다. 올해 초 아이스하키팀인 LA 킹스에서 하모니카로 미국 국가 연주 의뢰가 들어오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시니어센터 신영신 이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LA 킹스 마케팅팀의 공식 요청을 받고 장구반의 사물놀이 연주를 추가하는 방안을 역제안했다"고 했다. 장구반의 연주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LA킹스 마케팅팀에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장구 연주도 포함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크립토닷컴 아레나 공연이 결정되자 하모니카반과 장구반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정규 연습 시간 이외에도 별도의 연습 시간을 정해 연주 연습에 나설 정도로 열심이다. 장구반의 제시카 김 공동 지도교수는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단원 모두 기뻐하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고유 문화를 타인종들과 함께 즐기면서 한 바탕 잘 노는 공연으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신 이사장은 "한인 커뮤니티가 성장해 주류사회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일종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시니어센터 프로그램이 주류사회와 연결선이 되어 스포츠와 문화 부문 등 다방면에서 교류가 확대 재생산되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