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 함열여고 시니어반 16명 입학…10대 손녀뻘 학생들과 학습
"교복을 입고, 스쿨버스도 타고 고등학교에 등교한다는 게 꿈만 같습니다."
전북 익산 함열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박정순(64)씨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침에 교복을 잘 다려서 입고,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오는 데 평생의 한을 푼 기분이었다"며 "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만큼 더 열심히 학업에 열중할 생각"이라고 학업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박씨와 함께 함열여고 시니어반에 입학한 늦깎이 여고생은 모두 16명. 평균연령은 69세에 달한다. 그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은 82세다.
함열여고는 올해 처음으로 시니어반을 모집했다. 학생들은 손녀뻘의 여고생들과 똑같이 교복을 입고, 스쿨버스를 타고 등하교한다. 일반 학생들과 어울려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 다른 시니어 과정과는 큰 차별점이다.
박씨는 "교실 배정을 받고, 학생 식당에서 급식도 먹고, 담임 선생님과 인사도 나누고 나니 입학한 것을 실감한다"면서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는데, 학교에 직접 다니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고 첫 등교 감회를 전했다.
이번에 입학한 16명의 학생 중 10명은 익산행복학교 출신이다.
15년째 익산시에서 운영 중인 익산행복학교는 23개 읍면동에서 진행되는 문해교육 과정이다. 올해도 초등과정 41명, 중학과정 2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익산시는 시니어반 학생들을 응원하고자 3년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영이 익산시 평생학습관 문해센터장은 "만학도들이 다시 학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학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시니어반 학생들이 평생 학습을 통해 고등과정까지 도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익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