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자고 있는 새벽 4시에도 매상은 오른다"

[경제포커스]

"창업비·관리비용 많이 않들고 수익은 짭짤"
美전역 300만대 1대당 매출 월평균 525달러
치솟는 생활비 감당 못하는 직장인 등 매료
SNS 창업 성공기 확산…"목 좋은 장소 성패"

#플로리다주 올랜드에 거주하는 트럭 기사 롭 스미스는 본업인 트럭 기사를 그만둘 계획이다. 요즘 자판기 부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어서다. 그는 "자판기를 3대 운영하고 있는데 한 달 매상이 1500달러로 약 750달러의 순익을 얻고 있다"고 했다. 3대 자판기를 관리하는데 들이는 시간이 1주일에 5시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벌이가 의외로 높은 편이다. 내친김에 시내 좋은 길목에 위치한 자판기를 최근에 새로 구입했다. 그는 "자고 있는 새벽 4시에도 자판기는 매출을 올려 준다"면서 "앞으로 자판기를 30대까지 늘려 집을 구입하는게 희망"이라고 말했다. 
'벤딩머신'(vending machine)이라 불리는 자판기가 미국에서 부업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판기 부업이 크게 늘어나자 틱톡이나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창업 노하우와 성공기를 담은 영상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4000달러로 중고 자판기 5대를 구입한 뒤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등에서 음료와 스낵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자판기를 통해 판매해 월 750달러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는 한 유튜버의 성공기 영상은 5800만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6개월 만에 자판기 부업으로 1만달러 벌어" 또는 "1주 2일 일하고 70만불 수입의 자판기 사업" 등의 성공 문구를 SNS에서 보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다. 
현재 월급만으로 높은 집값과 렌트비,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과 시간으로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성공 사례가 전해지면서 자판기 창업이 줄을 잇고 있다.
3일 지역매체인 KTLA는 이 같은 자판기 부업 열풍을 놓고 릫패시브 인컴릮(passive income)으로 지칭하면서 자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자판기 부업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패시브 인컴은 일을 적게 하면서도 매달 월급처럼 들어오는 소득을 말한다.
전국자동판매기협회(NAMA)에 따르면 지난 2023년을 기준으로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자판기는 300만대로 자판기 1대당 월 평균 525달러 매출을 올리는 182억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부분이 부업으로 자판기 운영을 하고 있다.
자판기가 부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창업 비용이 적게 들고 절차도 간단해 진입 장벽이 낮은 장점 때문이다. 1500달러 정도의 중고 자판기를 구입해서 코스트코나 샘스클럽에서 음료나 스낵류를 구입해 자판기에 채워 놓으면 그만이다. 
다만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소위 릫길목 좋은 곳릮을 찾아 자판기를 설치하는 위치 선정에 따라 매상의 높고 낮음이 결정된다. 길목을 확보하면 보유 자판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많이 버는 구조다.
자판기 부업의 인기는 SNS에서도 확인된다. SNS 관리 플랫폼인 스프링클러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패시브 인컴과 자판기에 대한 언급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3배 이상, 인스타그램에서는 6배 이상, 구글 서치에선 75%나 증가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