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통신]

부인 한타바이러스로 숨진 후 1주일후 심장질환 사망
알츠하이머병 앓아 부인 사망 사실 인지하지 못한 듯
여러 가지 의혹 제기됐으나 범죄 정황 발견되지 않아
  
  

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이 부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해 미 수사당국이 검시 결과 확인된 이들의 사망 원인을 발표했다.

뉴멕시코주 수사당국은 7일 기자회견에서 해크먼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가 지난달 사망한 뒤 일주일가량 지난 시점에 해크먼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뉴멕시코주 법의학실 수석 검시관 헤더 재럴은 "95세였던 진 해크먼 씨의 사인은 고혈압과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이며, 알츠하이머병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65세였던 벳시 (아라카와) 해크먼 씨의 사인은 한타바이러스, 폐 증후군"이라고 밝혔다.

한타바이러스는 쥐의 배설물을 통해 옮겨지는 바이러스로, 사람이 감염되면 독감과 비슷한 발열, 근육통, 기침, 구토,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심하면 심부전이나 폐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결국 부인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관련 증상을 앓다 숨졌고, 해크먼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다가 일주일가량 지난 뒤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결론이다.

경찰은 해크먼이 집안에 부인의 시신을 그대로 둔 채 있었던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했다. 재럴 검시관 역시 해크먼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부인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부인 아라카와의 이메일과 기타 활동 기록 등을 토대로 그가 지난달 11일 이후 사망했고, 해크먼의 사망 시점은 지난달 18일께였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해크먼과 피아니스트였던 아라카와는 지난달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라카와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얼굴이 부풀어 있었고, 손과 발은 미라화되어 있었다. 시신 근처의 조리대 위에서는 열린 약병과 흩어진 알약이 발견됐다.
해크먼의 시신은 머드룸(젖거나 더러워진 옷?신발 따위를 벗는 방)에서 발견됐다. 그는 옷을 모두 착용한 채였다. 주변에서 선글라스와 지팡이도 발견됐다. 집 문은 열린 상태였다.
부부가 키우던 개 한 마리는 아라카와 시신으로부터 10피트(약 3m)가량 떨어진 욕실 벽장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부부의 시신이 서로 다른 방에서 발견된 점, 세 마리 반려견 중 한 마리만 사망한 점 등 수상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었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