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무대 누비는 최고 스타 한국계 쿼터백 '카일러 머리'
<미 프로미식축구>[이·사·람]
외할머니 한국인, 4분의 1 한국 피 릫쿼터 한국인릮
美 사상 최초 프로야구·축구 동시 1R 지명'신화'
헬멧·유니폼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붙이고 경기
"차별 대상이던 내 혈통이 지금은 성장의 원동력”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27·애리조나 카디널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1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머리는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항에서 짐을 찾고 나오니 수많은 팬이 반겨줬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환영받은 건 축복이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그는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게 자랑스럽다.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 한국계 선수가 최고 수준에서 활약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머리는 팀에서 공격을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 쿼터백을 맡고 있다. 2018년 오클라호마대학 시절 그해 대학 풋볼 최고 선수에게 주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받고 이듬해 신인상도 거머쥐었다.
머리는 사상 최초로 NFL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쪽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19시즌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의 1라운드 전체 9번 지명을 받았고, 이후 NFL 애리조나 구단은 드래프트에서 그를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호명했다.
그는 헬멧에 성조기와 함께 태극기를 붙이고 뛰는 것으로 유명하다. NFL은 그 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부모나 조부모가 살았던 나라 국기를 헬멧에 붙일 수 있는데 머리는 외할머니 국적을 골랐다. 그는 한국인 피 4분의 1을 지진 '쿼터 코리안'이다.
그는 "할머니 곁에서 오래 지내지 못해서 많은 추억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대신 어머니가 저를 키우며 항상 한국어를 알려주셨다. 그리고 음식이나 어린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최대한 많이 접하도록 해주셨다"고 했다.
머리의 신장은 178㎝로 거구가 즐비한 NFL 무대에서 보기 드문 '단신 쿼터백'이다.
쿼터백의 키가 작으면 거구들 사이에 파묻혀 같은 팀 동료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교통사고'와 맞먹는다는 상대 수비수와 충돌에서 체구가 작으면 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머리는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오히려 민첩성과 강력한 어깨를 앞세워 NFL을 대표하는 쿼터백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입단 당시 4년 총액 4천516만달러(약 506억원)를 받았던 머리는 기량을 인정받아 2022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024년부터 발동하는 5년 최대 2억3천50만달러(3천32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머리는 '한국계'라는 정체성이 자신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외모가 달라 한국인 핏줄은 차별과 따돌림의 대상이었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도 “힘들어할 때마다 어머니는 오히려 ‘한국인의 피에 자긍심을 가지라’고 강조하셨고 운동을 시작한 뒤로는 내 혈통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