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로고·항공기 도색 공개…41년 만에 교체
유명 쉐프 협업 최고급 기내식, 기내품 고급화
조원태 회장 "새롭고 멋진 항공사로 거듭날것"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계기로 글로벌 캐리어로 도약을 도모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기존 회사를 상징하던 태극마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 로고(CI)를 도입한다. 대한항공이 로고를 바꾸는 것은 1984년 이후 무려 41년 만이다.
로고뿐 아니다. 대한항공은 새로운 로고와 함께 신규 기내식을 선보이고 식기와 편의용품(어메니티) 등 기내 서비스 제품도 재단장한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이후 내년 말 출범이 예정된 통합 항공사의 정체성을 선제적으로 확립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새 로고와 기내 서비스는 LA-인천 노선 포함해 대한항공의 일부 항공기와 노선을 필두로 해서 점차 적용 범위를 넓히고 내년 말 아시아나항공과 완전한 통합 이후엔 아시아나항공기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조원태 회장은 "통합 대한항공은 앞으로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하늘길로 연결하겠다는 수송의 더 뜻깊은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하나로 보듬고, 장점을 살려 문화를 융합해 세상에 볼 수 없었던 새롭고 멋진 항공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크 블루' 단색 태극마크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 격납고에서 '라이징 나이트' 행사를 열고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행사에는 임직원과 주요 내빈, 취재진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격납고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새 로고는 대한항공의 상징인 태극마크 심벌과 항공사명을 표기한 로고타입(KOREAN AIR)을 나란히 배치한 형태로 구성했다. 심벌은 기존 태극마크의 형태를 유지하되 색상은 짙은 푸른빛의 릫대한항공 다크 블루릮 단색을 적용했다. 절제된 표현 방식으로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통합 항공사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모던함을 강조했다.
최근 주요 기업 브랜드가 추구하는 모던함과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대한항공 고유의 헤리티지(Heritage)를 계승했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태극마크 옆 항공사명을 보여주는 로고 타입 'KOREAN AIR'의 디자인은 최고의 국적 항공사다운 격식을 갖추면서도 개성을 놓치지 않았다. 서체 끝에 적용된 붓터치 느낌의 마무리와 부드러운 커브, 열린 연결점 등으로 한국식 우아함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KOREAN AIR'→'KOREAN'으로
이번 CI를 도입하기까지는 첫 기획 단계부터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조 회장은 "해외 디자이너들로부터 첫 시안을 받았을 때는 태극무늬가 완전히 빠져 있었는데, 릫대한민국 항공사니까 넣어야 한다릮고 해 다시 바꾸느라 3년이 걸렸다"며 "태극무늬를 살리면서 우리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살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새 로고를 공개하기는 1984년 태극마크 이후 41년 만이다. 대한항공의 태극마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이날 새 CI를 입힌 항공기 도장(리버리)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7월 도입한 보잉 787-10(HL8515) 신형기가 대한항공의 새 로고로 처음 옷을 갈아입었다. 이 항공기는 지난 12일 인천에서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KE703편에 처음 투입됐다.
새 항공기 도장의 측면 앞부분에는 릫KOREAN AIR릮에서 릫AIR릮(항공)를 뺀 릫KOREAN릮이 큼지막한 글자로 새겨졌다.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로서의 자신감을 나타내기 위해 로고타입 ‘KOREAN’을 볼드하게 표현했다. 이 같은 방식은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 고유의 하늘색 계열 색상을 유지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메탈릭(metallic) 효과를 더한 페인트를 새로 개발했다. 새로운 태극마크의 디자인 특징을 항공기 도장에도 적용해 부드러운 곡선이 동체를 가로지르게 했다.
■기내식 350여 메뉴 확대
대한항공은 새 로고 공개 행사에 앞서 인천 영종도 릫그랜드 하얏트 인천릮에서 대폭 개편한 기내식 신메뉴와 업그레이드 된 기내 서비스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릫세스타릮의 오너 셰프인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이번 신규 기내식 메뉴를 개발했다.
김 셰프는 "이번 개편에 따라 계절별, 노선별로 다른 메뉴는 총 350여가지가 된다"며 "기내식에 파인 다이닝 경험을 녹이고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대대적으로 기내식 메뉴를 개편한 것은 15년 만이다.
일등석 등 상위 클래스에는 식전 음식인 아뮤즈 부쉬, 애피타이저 메뉴를 고급화했다. 재료를 종이 포일에 감싸 오븐에서 요리한 릫빠삐요뜨릮, 한입 크기의 소형 디저트 과자인 릫쁘띠푸르릮 등 새로운 스타일의 주요리와 디저트를 도입했다. 한식에 모던함과 트렌디한 감성을 더한 신규 메뉴도 더했다. 한국 고유의 재료와 조리법을 살린 문어 영양밥, 신선로 등이다. 특히 그동안 없었던 김치는 상위 클래스에서 제공해 기내식에 곁들일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일반석 기내식 한식도 기존에 나물과 쇠고기 위주였던 비빔밥을 연어 비빔밥, 낙지제육덮밥 등으로 다양화했다.
■기내 기물도 프리미엄 라인
기내 기물도 해외 유수 브랜드와 협업해 프리미엄 라인으로 리뉴얼하고, 최고급 기내식에 어울리는 식기를 엄선했다.
상위 클래스 베딩은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 브랜드인 프레떼 제품을 도입한다. 그간 프레스티지석에 없었던 이불과 베개 등도 앞으로 이 브랜드로 제공된다. 일등석에서는 기능성 신소재를 적용한 매트리스와 프레떼 편의복도 지급한다.
기내 편의용품을 담은 상위 클래스 어메니티와 파우치는 영국 하이엔드 브랜드 그라프 제품을 항공사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신규 기내식과 재단장된 기내 서비스는 지난 12일부터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장거리 주요 10개 노선에서 실시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6월부터 장거리 전 노선, 올해 9월부터는 중·단거리 모든 노선에서 신규 서비스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