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인 성공 신화의 상징'결국 나락으로…

[경제진단]

2016년 美 500개 등 전세계서 800개 매장 운영
온라인 쇼핑몰 테무·쉬인 등에 밀려'몰락의 길'
매각 성사안되면 미국내 매장 모두 폐쇄 가능성

패스트패션 소매업체 포에버21의 미국 운영사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포에버21 운영사(F21 OpCo)와 일부 미국 자회사는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 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6년 만에 두 번째 파산으로, 쇼핑몰 방문객 감소와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된 결과다. 포에버21은  2019년에도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미국의 연방 파산법 '챕터 11'은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절차다. 

브래드 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든 옵션을 평가했지만 '최소 기준 면제'를 활용해 저가 공세를 펼치는 외국 패스트패션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비용 상승과 경제적 어려움이 고객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WSJ은 포에버21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 쉬인 등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왔다고 짚었다.

포에버21은 장도원, 장진숙씨가 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한 뒤 창업한 브랜드로 한때 젊은층 사이에서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저렴한 의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인기를 끌며 급성장했다. 2016년엔 미국에서만 500여개 매장, 전 세계에 최소 800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과 패스트패션 산업의 경쟁 심화로 인해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기울어지기 시작했으며 결국 포에버 21은 2020년 미국 부동산 기업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한편 포에버21은 법원의 감독하에 매각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미국 내 매장 및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미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에버21이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예상 자산은 1억~5억 달러 사이이며 부채는 10억~100억 달러 사이다. 또 채권자는 1만1명~2만5000명 사이로 나타났다.
포에버21은 미국 내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은 당분간 운영을 지속하며, 해외 매장은 이번 파산 절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포에버21의 상표권과 IP를 보유한 제이미 살터 ABG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포에버 21 인수는 내 생애 최대의 실수였다”고 언급한 바 있어 브랜드 존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