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 생가'90억'짜리 황금변기 절도단

[영국]

녹여 팔아 금 회수는 실패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에서 475만 파운드(약 90억원) 상당의 '황금 변기'(사진)를 훔쳐 팔아 치운 일당이 범행 5년여 만에 법의 단죄를 받게 됐다.
영국 옥스퍼드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18일 마이클 존스(39)와 프레데릭 도(36)에 대해 각각 '황금 변기' 절도에 공모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형량 선고 날짜는 미정이다.
존스는 2019년 9월 14일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예술작품 '황금 변기'가 전시된 처칠 전 총리의 생가인 영국 블레넘궁에 침입해 이 작품을 훔치는 데 가담했다.
그는 이미 붙잡혀 유죄 평결을 받은 사건의 기획자이자 주범인 제임스 션(40)의 사주를 받고 사건 당일 새벽 최소 2명의 다른 일당과 함께 블레넘궁의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처칠이 태어난 바로 옆방에 설치돼 있던 황금 변기를 뜯어내 훔친 차량에 싣고 도주했다. 대형 망치와 쇠지렛대 등이 동원된 범행에 걸린 시간은 채 5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공범인 도의 경우 절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추후 주범인 션과 모의해 훔친 황금 변기를 옮기는 데 관여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18K 황금 98㎏으로 만든 '황금 변기'는 카텔란의 대표작으로 지나친 부(富)에 대한 조롱을 담은 풍자성이 강한 작품이다.
한편, 검찰은 주범 션 일당이 훔친 황금 변기를 조각내 녹인 후 보석상들에게 팔아 현금화했다면서 "도난당한 금이 전혀 회수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