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전쟁에 물품 가격 '들썩들썩'…'도미노 인상' 우려 일부 사재기 현상까지

[뉴스포커스]

중국산 장난감 가격 급증 공급난 예고 
멕시코 주류도 관세'데킬라'금값 될라
소비자 72%, "트럼프 경제 정책 걱정"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이모씨는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불만스럽기만 하다. 이씨는 "관세 부과로 모든 게 오를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물가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이러다가 집안 살림까지 궁색해질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씁쓸해했다. 
#LA에 사는 김모씨는 본격적인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4월 이후엔 모든 물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후배의 조언에 계획하고 있는 랩탑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코스트코나 샘스 등에서 빅세일을 할 때만 기다리던 김씨는 이번 주말 당장 400달러대의 랩탑을 사기로 하고 온라인 쇼핑 중이다.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더해지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전쟁으로 한인을 비롯해 미국 소비자들은 장난감에서 술에 이르기까지 생활 관련 제품들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4일부터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가 결정되면서 장남감 가격이 오를 조짐이다. 미국 장난감협회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80%가 중국산"이라며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매겨지면 미국 내 장난감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장난감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장난감 제조 판매업체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비중을 낮추면서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장난감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애기다. 벌써부터 장난감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가 매겨지면 타 제품으로까지 가격 인상이 확산되는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외국산 맥주의 81%를 차지하는 멕시코산 맥주도 가격 인상 압박에 놓였다. 미 정부는 내달부터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연방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수입된 맥시코 맥주 규모는 57억달러에 달한다. 전량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데킬라의 경우 2023년 기준으로 한 해에만 9리터짜리 케이스로 630만병이 미국에서 수입됐으며, 그중 대부분이 캘리포니아에서 소비됐다. 코로나와 모델로 등 유명 맥주는 물론 데킬라와 같은 증류주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가주에서 소비는 타주에 비해 압도적이라 멕시코 관세 부과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관세의 충격파는 가정 내 먹거리를 넘어 전자제품과 자동차, 의류, 심지어 원유로까지 확산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폴이 이달 초 실시한 조사에서 72%의 응답자들이 외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미국 경제를 재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1월 중순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61%의 우려 표명에서 1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