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센터 하모니카·장구반 美 4대 프로스포츠 NHL'LA 킹스'경기 식전 행사 공연
[뉴스화제]
하모니카로 미국 국가 연주
장구와 북 응원, 열기 후끈
美 전역 생중계 한인 자긍심
"한국과미국 하나 되는 감동"
한인 시니어들이 이민 역사에 새로운 장을 썼다. 새 역사의 그 중심에는 LA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이사장 신영신 이하 시니어센터) 회원 시니어들이 있었다. 시니어센터의 하모니카반과 장구반에 소속된 시니어들이 한인 이민사 123년 역사상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기의 식전 행사<본보 2월27일자 A-1면 보도>에서 미국 국가를 하모니카로 연주하고 장구와 북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달구면서 경기장이 하나가 되는 감동의 장면을 연출했다.
23일 시니어센터 하모니카반(반장 박증규)은 LA 다운타운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NHL 2024-2025 시즌 LA 킹스와 보스턴 브루인스의 홈 경기에서 식전 행사로 하모니카로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를 연주해 관중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한인 시니어들이 하모니카로 미국 국가를 연주한 것은 1917년 캐나타에서 시작된 NHL 108년 역사상 처음으로 평가됐다.
하모니카반의 미국 국가 연주에 이어 장구반(지도교수 최혜련)이 무대에 올라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으로 관중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신영신 시니어센터 이사장이 무대 중앙에 마련된 대형 북을 4회에 걸쳐 치면서 2만 관중의 우레와 같은 "LA 킹스!!" 함성을 이끌어내 크립토닷컴 아레나가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신 이사장은 이 순간을 "한복을 입은 시니어들와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라며 "이질적인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감동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동은 당시 LA 킹스의 행사 진행을 돕던 애덤 크립스에게도 전해져 "오늘 미국 국가 연주와 장구 공연은 한인 이민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식전 행사와 본 경기는 공중파인 폭스11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이날 식전 행사에 참가했던 시니어센터 하모니카반과 장구반 시니어들도 흥분과 함께 감격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끼면서 기쁨을 감추치 못했다. 하모니카를 연주한 이예자(81)씨는 "1만번쯤 연습을 해서 그런지 떨리지는 않았다"면서 "편하게 연주하면서도 관중들이 국가를 함께 부르며 함성을 지를 땐 오히려 전율을 느낄 정도였다"고 말하면서 당시 감정을 드러냈다.
시니어센터는 이번 공연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를 전국에 알리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신 이사장은 "한인 커뮤니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을 이번 공연 현장에서 느꼈다"며 "이를 계기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주류 사회와 적극적인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