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5~6000달러는 올려야" VS 트럼프. "차값 절대 올리지 마" 

업계, 관세로 신차 11% 인상 불가피
트럼프, 관세 핑계로 가격 인상 불가
기업별로 대응책 달라…각자도생 나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달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와 트럼프 사이에 차값 인상을 놓고 힘 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관세 부과로 수입 자동차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업계 전망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자동차 기업 수장들에게 차값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하면사 압박하는 모양새다.
관세 25%를 부과하면 수입산 신차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주장이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자동차 관세로 인해 캐나다와 멕시코 등 해외 수입차 가격이 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와 미국 내 생산차를 모두 포함한 신차 가격은 평균 8000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관세 부과로 미국 자동차 가격이 평균 11.4%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차 가격이 평균 5만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략 5000달러가 오른다는 의미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는 특히 신차 가격 기준으로 3만달러 이하 20개 모델 중 절반이 이번 관세에 가장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차들 중 캐나다·멕시코에서 생산될 경우 미국 내 가격이 6000달러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업계의 신차 가격 인상 전망에 불가하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 같은 단호함은 경고성 메시지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주요 자동차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전화 통화를 갖고 "관세 때문에 자동차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가격인상을 곱지 않게 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CEO들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CEO는 "가격을 인상하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압박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경고는 관세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포석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인의 생활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가격 인상을 놓고 힘 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응은 기업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슈퍼카 페라리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일부 기업들의 경우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기보다는 영향을 받는 모델의 미국 판매를 줄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내 판매 모델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미국 내 주요 자동차 메이커는 직격탄을 입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사인 번스타인은 "멕시코 생산 비중이 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은 가격을 올리고 공급망을 조정해도 영업 이익의 30%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