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발표에 소비자들 사재기 대란, TV·운동복에서부터 맥주·치약·간장 등 까지
[뉴스포커스]
의식주 물가 모두 치솟을 불안감 팽배
한인들도 유효 기간 긴 제품들 줄구매억만장자 "보관 공간있으면 채워놔라"
돌아선 미국인들, 54% "관세정책 반대"
#타운 내 한 한인 마켓에서 카트를 끌며 물건을 살펴보는 서모 씨는 "대통령을 뽑고 나면 물가가 좀 안정될까 생각했는데 물가는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라 장보기가 무서운 건 여전하다"라며 "빵, 야채, 생선 등 안 오른 게 없는 상황인데 한국의 탄핵보다 더 무서운 게 트럼프 관세 부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 씨는 제품 유효 기간이 비교적 긴 품목들을 중심으로 사재기를 시작했다. 정 씨는 "고물가 시대에 씀씀이를 아껴야 하지만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해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이야기들이 많다"며 "집에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제품들이 세일 품목으로 나오면 2~3개를 구입해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릫상호 관세' 부과에 따라 고율 관세를 매기자 가격 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현실에서 고율 관세 부과가 미국 내 물가만 올려 놓을 것이란 경고 속에 해외 기업 때린다더니 미국 사람 지갑만 털린다는 식의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선 가격이 오르기 전 물건을 사놓으려는 사재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호관세 발표 다음날인 3일 기사에서 미국인들이 TV, 간장, 운동복 등 온갖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기 바쁘다고 전했다.
22세의 한 여대생은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의 244달러짜리 운동복과 영국 브랜드 '하우스오브서니'의 150달러짜리 스웨터를 구매했다. 그의 남자친구 숀 매켄지는 집 밖으로 달려나가 기네스 맥주 캔 8개 들이 3팩을 사서 냉장고 채소 칸에 가득 채워넣었다.
억만장자 사업가이며 TV 출연자인 마크 쿠번은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에 글을 올려 팔로워들에게 사재기를 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치약부터 비누까지, 보관할 공간만 있다면 뭐든지 사놓으라"며 상점들이 지금 갖고 있는 재고가 떨어져서 새로 수입품을 주문해 재고를 채워넣으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점들은 제품이) 설령 미국산이라도 가격을 왕창 올리고 관세 탓이라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50대 학교 교직원은 관세 소식을 듣고 2일 밤부터 3일 오전까지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정원 가꾸기용 도구와 다른 가정용 물품들을 구입하는 데 3천 달러를 썼다고 말했다.
한편 4일 WSJ에 따르면 가장 최근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5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이 급변하는 분위기다.
지난 1월에는 관세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48%)이 반대(46%)보다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 응답이 42%로 감소했다. 특히 응답자의 4분의 3은 관세 탓에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