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개월간 서울 한복판 곳곳 매일 계엄·탄핵 시위 불구 외국인 관광객 19% 증가

[생·각·뉴·스]

"약탈·폭력 없는 평화 시위 인상적"
일부 여행가이드 관광코스로 홍보
시위현장'다크투어리즘'대상 전락 

비상계엄 사태 후 지난 4개월간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여행객 입국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다크투어리즘’(역사적 장소나 재해 현장 등을 둘러보는 여행)’의 대상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부 외국인들의 “방화·약탈·폭력이 없는 평화 시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끊이지 않는 한국의 시위가 국제적 구경거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않다. 
7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2월 해외여행객 입국자 수는 113만8408명으로, 전년 동월(103만244명) 대비 10.5%(10만8164명) 늘어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됐던 1월에는 111만7243명의 해외여행객이 한국에 입국했다. 이는 지난해 1월(88만881명)보다 23만6362명 늘어난 수치다.
계엄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12월(127만863명)도 2023년 12월(103만6625명)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12월에서 2월까지의 기간으로 비교했을 때 이번 계엄 국면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9%의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수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 2019년 동기간 관광객 수와 유사한 수치다.
국가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배경에는 ‘다크투어리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크투어리즘이란 재난 등 역사적 비극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하는 관광으로 ‘역사 교훈 여행’이라고도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있던 4일 안국역 일대에는 집회 현장을 카메라로 찍거나 손에 피켓을 든 외국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외국인 방문객을 안내하는 일부 여행가이드 중에는 집회 현장을 관광 코스로 홍보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K-민주주의’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오히려 축제 같은 집회 등이 SNS로 공유되며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더해 원-달러 환율 상승이 관광객 유입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적 혼란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반면에 계엄-탄핵으로 인한 극렬 시위 때문에 국가 이미지의 추락을 우려하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한 미주 한인은 "계엄·탄핵 시위 현장이 외국인들의 다크 투어리즘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에 씁쓸하다"며 하루빨리 추락한 국가 이미지 회복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대량 학살이나 재난 등 역사적 비극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하는 관광을 일컫는 말로 ‘역사 교훈 여행’이라고도 한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일본 히로시마 원폭 돔 등이 대표적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