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재학생 12명 비자 취소, 캘리포니아서 총 45명…일부는 추방 앞두고 국경에 억류 

[뉴스진단]

1470원대 고환율로 유학 경비 상승 '이중고'
취업문도 좁아져…한인 유학생 "귀국 고민"

"환율 걱정에 미국에서 추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 처지가 처량하다." UCLA에 재학 중인 유학생 김모씨의 말이다. 유학생 비자가 취소된 학생들의 이야기가 여기 저기에서 들려 오고 있는 데다 부모님의 송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고 언제 송금해야 할지 날짜를 생각하는 일도 김씨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인 유학생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이 대학가를 휩쓸면서 유학생 비자 취소 사태가 줄을 잇고 있는 데다 관세 부과 여파로 원달러 환율마저 1450원대를 훌쩍 넘어가면서 릫킹달러릮발 생활비 부담까지 겹치고 있어서다. 
최근 들어 한인 유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체류 신분 유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들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검색을 통해 시위나 음주운전 등 범죄기록을 포착하면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유학생들이 많이 있는 UCLA에서 12명의 해외 유학생의 비자가 취소되면서 한인 유학생들의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6일 UCLA 학교 당국에 따르면 비자가 취소된 12명 가운데 재학생은 6명이고 나머지는 졸업 후 실무연수 OPT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졸업생 인 것으로 파악됐다.
LA타임스(LAT)에 따르면 UC산타크루즈에서도 3명의 유학생이 사전 통고 없이 비자가 취소되었고, 취소 사례는 UC버클리, UC데이비스, UC샌디에고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UC샌디에고 재학 중인 유학생은 추방을 위해 국경에서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T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비자가 취소된 유학생들은 지난 주말까지 모두 45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UCLA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유학생 최모씨는 "취업문도 더 좁아졌고 박사후연구원인 포닥(Postdoc) 채용 전망도 밝지 않아 이러다가 아무 소득 없이 한국으로 쫓겨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환율 문제도 유학생들에겐 심각한 현실이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학비를 비롯해 렌트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한국서 보내 온 유학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3.7원 상승한 1467.8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기 초반인 지난 2020년3월19일 이후 5년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1500원대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유학생 커뮤니티에는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걱정하거나 토로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은 조기 귀국을 생각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늘렸다는 글도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5만명을 훌쩍 넘겼던 한인 유학생 수는 2020~2021년 3만9491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4만3149명까지 회복한 상태다. 트럼프 4년을 생각하면 한인 유학생 수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