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현금 1100불 든 지갑, 2달만에 우편 소포로 왔어요"
[생·각·뉴·스]
지난 2월 음식 사러갔다가 놔두고 나와 분실
'엘포요로코'코리아타운점 습득, 집으로 배송
현금과 운전면허증, 신용카드등 모두 그대로
매장 "할일 한 것" 500불 감사 표시 정중 사양
LA 한인타운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70대 한인 남성이 분실한 현금 1100달러가 든 지갑이 2개월 만에 그대로 주인의 품으로 되돌아 온 훈훈한 미담이 화제다.
오렌지타운티에 거주하는 데이빗 김(75)씨가 지갑을 분실한 것은 지난 2월 중순. 당시 김씨는 한인타운 내 지인의 주택 공사를 돕기위해 왔다가 공사 인부들에게 줄 점심거리를 사러 버몬트 애비뉴와 올림픽 블러바드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멕시칸 패스트푸드점인 엘 포요 로코 코리아타운LA 점에 들렀다. 김씨는 음식값을 계산한 뒤 현금 지갑을 손가방에 넣고는 가방은 그대로 놔두고 주문한 음식만을 들고 나와 버리고 말았다.
김씨는 "지갑과 손가방을 어디에서 잃어 버렸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그대로 집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지갑 속에는 100달러 지폐로 1100달러 현금과 함께 신용카드와 운전면허증, 의료보험증, 여권 카드 등이 들어 있었다. 신용카드 정지 신청을 한 김씨는 현금은 차치하더라도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과 여권 카드만이라 회수하기를 바랬지만 시간만 흘러갔다.
그러던 차에 김씨는 지난 18일 소포 하나를 받았다. 집으로 소포를 보낸이는 '엘 포요 로코'였고 발신지는 릫986 S. Vermont Ave. LA CA 9006릮이라고 손글씨로 적혀있었다. 소포를 열고 내용물을 본 김씨는 감짝 놀랐다. 소포 안에는 2개월 전에 분실했던 현금 지갑과 손가방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란 것은 현금 지갑에 1100달러의 현금과 함께 신분증과 보험증 등 모든 것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김씨는 "신분증이나 카드 정도는 그럴수 있겠다고 해도 현금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1100달러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는 믿기지 않아 꺼내서 다시 세어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엘 포요 로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21일 직접 매장을 찾았다. 매장 매니저에 따르면 김씨가 놓고 나간 손가방을 발견했고 현금 지갑에서 현금을 확인하고 곧바로 운전면허증에서 찾은 주소로 소포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자초지종을 들은 김씨는 감사의 표시로 현금 500달러를 건네려 했지만 매장 매니저는 한사코 거절했다. 매장 매니저는 "이런 일로 고객에게 현금을 받을 수 없다. 기뻐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대신 김씨는 매장에서 수십달러 어치의 브리또를 구입하는 것으로 보답을 대신했다.
김씨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래도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