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15석 확보, 중소 정당 깜짝 약진… 외국인 혐오 '배외주의' 전략, 우익 여론 몰이
[일본]
反외국인 정서 편승, 전통 보수 유권자 흡수
외국인 공포 조장, '가짜 뉴스' 선동도 불사
"역사 수정주의·고립주의 한일 관계 악영향"
'배외주의' 성향의 참정당이 2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의 가장 큰 승자로 떠올랐다. 당초 참의원 내 2석에 불과했던 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7명, 비례대표 7명 등 14명을 당선시켰다. 참의원은 3년마다 의원의 절반을 교체하는데, 선거 대상이 아닌 1석을 포함해 총 15석을 가진 중소 정당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참정당은 전형적 '혐한'을 앞세운 기존 일본 극우 정당과 달리, 기성 정치권과 경제 양극화에 대한 대중의 환멸을 외국인 혐오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참정당은 특히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우며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이목을 끌었다. '두 배 뛴 쌀값'으로 대표되는 고물가 문제에 대해 다른 야당들은 소비세 인하 등 경제 대책을 제시했지만, 참정당은 '외국인 무임승차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엔저(엔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어 물가가 상승했고,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일본인 일자리를 빼앗겨 빈곤 문제가 심화했다는 주장이다.
참정당은 2022년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대표가 비례대표로 당선되며 원내 진입에 성공한 뒤 3년 만에 이번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참정당은 2007년 오사카부 스이타시 시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교사 출신 가미야 대표가 2020년 설립했다. 현재 참의원 15명, 중의원 3명, 지역의원 약 140명이 소속돼 있다.
참정당은 미국·유럽을 휩쓴 반(反)외국인 정서가 일본 열도에도 상륙하면서, 이에 편승한 강경 우익 정당이 전통적 보수 유권자 상당 부분을 흡수해 안 그래도 휘청이던 자민당에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2020년 결성된 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외국인 토지 구매 제한, 외국인 생활보호 지급 중지, 외국인 참정권 불인정 등과 같은 외국인 배척을 전면에 내세웠고 가짜 뉴스 선동도 불사했다. 가미야 쇼헤이 참정당 대표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외국인들은 부동산을 소유해도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비거주 외국인이라도 일본 내 부동산을 상속받으려면 일본인과 똑같이 상속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나 엑스 등 일본 소셜미디어에선 “일본은 누구를 위한 나라냐” “너무 열받게 하는 자민당”과 같은 글과 동영상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선거운동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역사 수정주의와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참정당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미야 대표는 “일본인의 자존심을 회복할 교육이 필요하다”며 일본 제국주의 정당화를 주장하고 있다. ‘국가가 주권을 갖는다’는 내용의 천황제 복고주의 헌법 개정도 공약으로 걸었다. 18일 유세 도중에는 한국인을 멸시하는 ‘존’(チョン)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