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예산위, 경찰 신규 채용 감축 상정…내년 LAPD 8400명 유지, 30년만에 최저치

경찰 노조, "주민 치안과 안전 악화에 반대"
급여 인상에 대한 감축 논의 없어 비판 거세

사상 최악의 예산 위기에 봉착한 LA시가 대안책으로 내놓은 신규 경찰 채용을 대폭 줄이는 방안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예산 적자를 줄이기 위해 경찰력을 축소하겠다는 LA시 당국 계획에 주민 치안과 안전에 위협을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과 함께 차라리 급여부터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게 순리라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LA시의회 예산위원회는 10억달러 규모의 LA시 예산 적자에 대처하기 위해 경찰의 신규 채용을 대폭 줄이는 계획을 채택하고 이를 시의회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밝혔다.
5인으로 구성된 예산위원회가 채택한 안은 LA경찰국(LAPD)의 신규 경찰 채용을 480명에서 240명으로 절반을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자연 퇴직과 은퇴로 530명의 경찰관이 경찰복을 벗을 예정이다. 자연 퇴직에 신규 채용을 감축하면 경찰 관련 경비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게 예산위원회의 의도다.
경찰 신규 채용 감축안이 LA시의회를 통과를 하면 실제 LAPD 경찰관 수의 감소로 이어져 오는 2026년 6월까지 LAPD 경찰관의 수는 84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8700명에서 300명이 줄어든 수치고 지난 2020년에 비해 무려 1만명이 감소한 수다.
이렇게 되면 내년 LAPD 경찰관 수는 지난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경찰관 수를 줄이는 대신 DNA분석과 지문 및 범죄 현장 감식 등 전문 민간 요원 133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예산위원회의 설명이다.
밥 블루멘필드 예산위원은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경찰 인력 감축이 민간 수사 인력의 해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삼킬 만한 알약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예산위원회 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찰 노조는 경찰 인력 감축안을 내놓은 LA시의회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시 정부가 보유한 대규모 투자 자산을 활용하는 등 경찰 인력 감축 대신 다른 방안을 고려해 적자 예산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경찰력 감축은 곧바로 LA주민들의 치안과 안전에 위협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적자 예산과 바꾸어선 안 된다는 비판 여론도 나온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LA시 공무원들의 급여부터 줄이는 노력과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15년 만에 최악의 예산 위기는 시 공무원들의 인건비 상승과 각종 소송 비용 증가에 LA 지역의 경제 불황이 더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올해 2억5000만달러의 급여 인상이 예정되어 있지만 급여 인상과 관련해서 어떤 검토도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