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모 모유 판매 美 전국 확산…'보디빌더 단백질 보충제'로 인기 가격도 껑충
[뉴스진단]
팬데믹 때 '면역력 높이는 수퍼푸드' 인식
판매 열풍속에 주문량 폭주 예약제 운영도
일부 산모"10개월동안 1만달러 이상 벌어"
의학 전문가들 "성인 섭취 효능 입증 안돼"
출산한 산모들이 남는 모유를 판매하는 색다른 문화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보디빌더들이 단백질 보충제로 모유를 찾으면서 대량으로 모유를 파는 산모까지 등장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성인에게 모유 효능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모유 거래는 원래 미숙아나 영유아를 위한 기부·판매 형태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모유가 면역력을 높이는 수퍼푸드”라는 인식이 퍼지며 판매 열풍의 불씨가 됐다.
최근 루이지애나주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 작년 둘째를 낳은 뒤 모유가 과잉 생산되자 병원 기관에 모유 1온스당 1달러를 지급했으며 스텔리는 이를 통해 한 달 약 1000달러를 벌었다.
그가 이런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모유를 구한다”는 보디빌더들의 문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스텔리는 보디빌더에겐 1온스당 5달러로 더 높은 가격에 모유를 판매했고 한 달 평균 3500달러의 수익을 냈다.
이후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는 ‘모유 판매 후기’와 ‘성인들이 모유를 마시는 인증 영상’이 쏟아졌다.
실제로 보디빌더 고객이 주요 매출원인 한 간호사는 10개월 동안 약 1만달러를 벌었고 일부 산모는 모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으로 별도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 산모는 “모유를 만들기 위해 하루 반나절 이상을 먹고, 펌핑하고, 냉동·보관·광고하는 일과를 반복한다”며 “이제는 정규직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주문량이 폭주해 예약제를 운영하기도 한다.
다만 모유에는 비타민 A·D, 칼슘, 면역 성분 등이 풍부하지만 성인이 섭취했을 때 근육 발달이나 건강 증진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 런던 퀸 메리대 연구에 따르면 모유 속 항체와 성장 인자는 성인의 위산과 소화 효소에 의해 대부분 분해돼 흡수되지 않으며, 효능은 심리적 만족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영양 보충을 원한다면 검증된 식품과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지만, SNS를 타고 확산되는 ‘모유 단백질 셰이크’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