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선물 한가득 고향으로…황금연휴에 해외 떠나는 여행객도

최장 열흘에 이르는 '추석 황금연휴'에 들어가는 2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인천공항 등은 일찌감치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대합실은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려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대합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다가도 성의껏 준비한 선물과 자녀들의 신나는 표정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캐리어 가방과 쇼핑백은 물론이고 아이스박스까지 두 손 한가득 들며 버스로 향하는 이들도 보였다.

고향인 강원 강릉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던 성모(21) 상병은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들을 보고 싶어 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은 그대로인 것 같다"며 "전역한 뒤 무엇을 할지도 가족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추석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성환(29)씨도 "오늘 퇴근한 뒤 바로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지갑은 얇을지 몰라도 한가위를 보내는 마음만은 풍족하고 든든하게 하고 가족들을 만나려 한다"고 웃어 보였다.

정부는 연휴 전날인 이날부터 12일까지를 '추석 연휴 특별교통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총 3천218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닷새였던 지난해보다 8.2% 늘어난 규모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도 오랜만에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여행객들의 얼굴에는 즐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대만 타이베이로 출국 수속을 밟던 직장인 김모(28)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게 돼 신나는 마음"이라며 "공항에 사람이 많지만 각오하고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일본 도쿄로 3박 4일 여행을 떠나는 임은아(25)씨도 "뉴스에서 파업을 한다기에 서둘러 나왔는데 연휴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총 245만여명, 하루 평균 22만3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까지 파업으로 인해 탑승객 수속과 여객기 운항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최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