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화제 ]

AI 제작사 파티클6 자회사 시코이아의 첫 번째 가상배우 공개
연예 기획사 계약 성사시 '세계 최초의 AI 기반 여배우' 기록
영화계 "인간의 예술성 훼손하고 배우들 생계 위협" 거센 반발

제작사측 "창의성의 힘, 새로운 예술은 늘 논쟁 불러왔다" 반박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여배우가 공개됐다. 그러자 할리우드 영화계가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을 내세운 제작자와 “배우가 아니다”라는 반발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엘린 반 더 벨던은 스위스에서 열린 취리히 영화제 행사 ‘취리히 서밋’ 패널 토론에 참석 AI 여배우 틸리 노우드(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틸리 노우드가 여러 할리우드 에이전시가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전하고 “AI 배우 틸리를 ‘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이나 ‘차세대 나탈리 포트먼’으로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틸리 노우드는 반 더 벨던이 세운 AI 제작사 파티클6의 자회사 시코이아(Xicoia)가 만든 첫 번째 가상 배우다. 올해 활동을 시작했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3만5000명을 확보했다.

실제로 노우드와 연예 기획사 간 계약이 성사되면, 노우드는 전통적으로 실제 스타와 협력해 온 연예 기획사의 대행을 받는 최초의 AI 기반 여배우 중 한 명이 된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즉각 반응했다. 영화 스크림에 출연한 멜리사 바레라응“이런 짓을 하는 에이전시와 계약한 배우들은 모두 회사를 떠나길 바란다. 너무 역겹다”고 적었다. 배우 니콜라스 알렉산더 차베스는 “틸리는 여배우가 아니다. 좋은 시도였지만 그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역 출신 배우 마라 윌슨은 “틸리는 수백 명 여성 얼굴을 합성해 만들었다. 그들 중 단 한 명도 고용할 수 없었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미국 배우·방송인 조합 SAG-AFTRA는 성명을 내고 “창의성은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며 “우리 조합은 인간 연기자를 합성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합은 또 “틸리는 배우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AI 배우는 오히려 도용된 연기를 이용해 배우들을 실직시키고, 배우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제작자들은 완강하다. 제작자 반 더 벨던은 “틸리는 창작물이자 예술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틸리가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많은 예술이 논쟁을 불러일으켰듯 틸리 역시 창의성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