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개 기업 100만불 이상 쏟아부어…삼성 862만불 1위· SK 708만불 2위
[뉴스 진단]
美 CEO스코어, 2020~2024년 분석
지난 5년동안 1553만불→3532만불
태양광공장 증설 '한화' 증가폭 1위
최근 대선, 관세 등 문제로 급증세
지난해 한국의 7개 기업이 대미 로비 금액으로 100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별로 보면 역시 삼성이 가장 많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0∼2025년 상반기(1~6월) 미국 상원에 제출된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를 조사해 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기간 로비를 신고한 국내 주요 기업의 법인은 52개였다. 미국에서 로비 활동은 이익 단체의 의견이나 요구를 정부나 의회에 전달하는 합법적 행위로 관련된 내역은 LDA에 보고해야 한다.
한국 주요 기업들의 대미 로비 금액이 최근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해 5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한화는 로비 금액이 10배 이상 급증했고 삼성은 2024년에만 862만 달러를 썼다.
국내 기업의 대미 로비 금액은 2020년 1,553만 달러, 2021년 2,161만 달러, 2022년 2,380만 달러, 2023년 2,492만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1.8% 증가한 3,532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의 각종 관세 부과가 가시화한 올해 상반기는 1,966만 달러로 전년 동기(1,747만 달러) 대비 12.6% 늘었다.
지난해 기준 로비로 100만 달러 이상을 사용한 그룹은 삼성, SK, 한화, 현대차, 쿠팡Inc, LG, 영풍 등 7곳이다. 삼성은 862만 달러(간접지출 256만 달러·직접지출 606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삼성SDI, 이매진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어 SK (708만 달러), 한화(605만 달러), 현대차(478만 달러), 쿠팡Inc(331만 달러), LG(134만 달러), 영풍(100만 달러), 포스코(96만 달러), 한국무역협회(49만 달러), CJ(40만 달러) 순이었다.
대미 로비 금액 증가 폭으로 보면 한화가 2020년 45만 달러에서 2024년 605만 달러로 1,244.4% 급증, 1위를 차지했다. 미국서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이 2023년 대규모 태양광 공장 증설을 발표한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해 로비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같은 기간 504만 달러에서 862만 달러로 71.0% 늘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삼성SDI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그룹별 누적 로비 금액은 삼성이 3,964만 달러로 1위였다. 이어 SK(3,598만 달러), 현대차(2,357만 달러), 한화(1,298만 달러), 쿠팡Inc(799만 달러) 순이다. CEO스코어는 "미국 대선 시기와 맞물려 새 정부 출범 및 정치 리스크 대비, 미국 산업 정책 대응, 대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대미 로비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