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잇따라 발생…한때 쓰나미 경보·해안가 주민 대피령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인근 해상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건물들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0일(현지시간)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께 민다나오섬 동쪽 해안에서 규모 7.4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7.25도, 동경 126.69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53㎞라고 EMSC는 밝혔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애초 지진 규모를 7.6으로 발표했다가 7.4로 수정했으며 진원 깊이도 10㎞에서 23㎞로 정정했다.
지진 발생 지점은 민다나오섬에 있는 다바오오리엔탈주 마티에서 북동쪽으로 63㎞ 떨어져 있는 곳이다. 마티 인구는 10만5천명가량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있으며 민다나오섬 남동부에 있는 최대 도시 다바오에는 170만명가량이 살고 있다.
이날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에 갇힌 2명이 숨졌으며 진앙 인근인 다바오오리엔탈주 마나이에서는 주택과 교회 외벽이 무너지거나 도로에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이 지역 재난담당자인 리치 디우옌은 로이터 통신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며 "46년을 살면서 지금까지 경험한 지진 중에서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에드윈 주바히브 다바오오리엔탈주 주지사도 필리핀 방송사 DZMM과 인터뷰에서 지진 당시 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이 매우 강력했다"며 "일부 건물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강진 발생 후 다바오오리엔탈주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면서 수업도 중단됐다.
제네로소에서는 고등학교 학생 50명이 타박상을 입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필리핀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하자 일부 해안에서 1∼3m 높이의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날 정오께 해제했다.
또 필리핀 중부와 남부 해안 지역 주민들은 고지대로 대피하거나 내륙 안쪽으로 이동하라고 당부했다.
인근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도 강진 후 북술라웨시와 파푸아 지역에 최대 50㎝ 높이의 파도가 칠 수 있다며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쓰나미가 진앙에서 300km 이내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으며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이번 강진 후 여진으로 인해 상당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규모 7.4 강진 후 5.9와 5.6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EMSC와 USGS는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현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구조대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어 세계적으로 지진이 잦은 나라로 꼽힌다.
EMSC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필리핀에서는 지진이 연평균 826차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필리핀 세부섬 북부 보고에서 북동쪽으로 19㎞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74명이 숨지고 한국인 1명도 다쳤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