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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준철의 ‘시쓰고 중얼중얼’

  • 나를 본다 

    나를 본다  구자애 그늘에 기댄 오후 사무실로 뛰어든 토끼 한 마리 막다른 골목이었다기엔 두려움 없는 눈 동굴이라고 숨었다기엔 더더욱 긴장감 없는 두 귀 이미 문명화된 또 다른 포유류 먹이사슬을 끊고 의탁하며 사는 날것의 비애 사육되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모르는  저, 이데아 토끼 한국에서는 이미 출...


  • 내 어머니의 발가락이 늙었다

    내 어머니의 발가락이 늙었다                                                     &...


  • 하얀, 혹은 검은 눈물

    하얀, 혹은 검은 눈물                            김준철 배넷저고리를 입고 싶다 처음 세상과 나를  격리시켰던 부드러운 온기의 그 하얀, 직사각형의 방 살아온 길이로 누워 탯줄인 ...


  • 단 한번의 연주를 노래함

    단 한번의 연주를 노래함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3. 손 끝이 가늘게 떨리며 삶의 한 귀퉁이를 지긋이 누르자 비가 내렸다 어둠의 기억 속, 깊숙이 던져지는 잡음들 어지럽게 널려져있던 검은 눈물방울의 악보들이 땅으로 떨어지며 쓰러져있던 그의 하얀 손가락을 덮는다 깊은 잠 속에서 쏟아지는 땀 방울들이 살...


  • 피고, 지고, 서럽고

    피고, 지고, 서럽고 김준철 꽃이 피어 서럽고 꽃이 지어 서럽다 넓은 땅도, 좋은 집도 원치 않는다 작은 온기에 잠깐 기지개켜듯 피고 한숨처럼 사라질 터 긴 겨울의 밤 불 없이 집을 찾고 집 없이 길을 떠난다 그 어디 쯤 너는 나를 한번 바라보고 흔들리다 흩어질 터   어느새 2023년, 3월을...


  • 초봄

    초봄                                                         ...


  • 심청

    심청                                          허련화 심청은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팔았다 심청의 몸값은 심봉사의 초롱초롱한 두 눈...


  • 버려짐에 대하여 

    버려짐에 대하여  박인애   노인의 집 앞에 웃돈을 얹어주어야 치워 갈 듯한  대용량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구형 모니터와 무거워 보이는 데스크톱 전선으로 목이 칭칭 감긴 키보드  유선 마우스와 스피커까지 일가족이 거리로 나앉았다  그 집에서 버려지는 물건은  낡았거나 어둡거나 슬...


  • 하루가 산다

    신년 축시 하루가 산다 시인 김준철<미주 문인협회 회장> 하루가 하루를 덮고 그 하루가 다른 하루를 녹이고 또 하루가 그걸 채우고 비우고 지우고 어느 하루는 기억이 되고 그 하루는 저 하루를 위로하고 그다음 하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독다독 하루의 허락으로 또 하나의 하루를 사는    버릇처럼...


  • 12월 깨다

    12월 깨다 김준철 왜 캐롤은 숨차게 빠르거나 숨막히게 느린걸까 당신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왜 내게는 그렇게 들리는 걸까 애써 들썩이는 세상은 풍경에만 묻어나고 슬쩍 눈길을 줬다가 급히 앞만 바라봐 겁대가리없이 축사와 건배사와 노래자랑 선물은 군대처럼 무대의 중앙에서 빨간 군복을 입었지 SNS로 퍼지는 바이러스가 출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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