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심사강화 이어 '비숙련 취업이민'도 사실상 '올스톱'…주한 미대사관 수개월째 승인 중단 파장
                         
[뉴스포커스]

작년 하반기 이후 2000여명 '승인보류'혹은'거절'상태
美 대사관측 뚜렷한 설명 없어 신청자들만 속앓이'끙끙'

  주한미국대사관이 비숙련 취업이민(EB3)에 대한 승인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면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려는 한국인 신청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하면'재심사'돌려보내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EB3)이 한국내 미국 대사관 비자 승인단계에서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현재 수개월째 승인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대기자만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의 미국이민 전문 이주업계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 영주권 인터뷰 단계에서 한국인 신청자들의 EB3가 대부분 승인 중단됐다. 이미 인터뷰를 마치고 승인을 기다리는 대기인원만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사이트 '미준모'에는 EB3 비자에 대한 이유없는 AP(administrative process)나 TP(transfer in process)가 많다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AP는 수속의 마지막 단계인 미국대사관 비자인터뷰에서 영사가 신청 건에 대해서 의심이 들어 조사를 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며, TP는 영사가 AP 결정을 내린 건에 대해 이민국으로 다시 재심사를 해달라며 돌려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 사실상의 비자승인 '보류' 혹은 '거절'에 해당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AP 혹은 TP 상태에서 비자승인이 중단된 사례들이 지난해부터 서서히 늘어나 현재는 사실상 승인이 전면 중단됐다는 것이다.

 ▶트럼프'反이민정책'연관 추정

 미국 대사관이 비숙련 취업이민 비자를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사관측에서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추측만 돌고 있다. 비숙련 취업이민자들이 많이 찾던 미국내 일부 닭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국무부에 잇따르자 미국 대사관이 아예 비숙련 취업이민 비자승인을 중단했다는 추측이 유력하다.

 일부에서는 이민규제를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국내 이주업계는 비숙련 취업이민 승인보류 사태는 지난해 9월부터 간간이 사례가 보고됐지만 트럼프 당선 직후인 작년 말부터 사실상 전면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이민국이 발급한 서류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이를 다시 재심해 달라며 돌려보내고 있는 것 자체가 승인해 줄 의사가 없다는 뜻"이라면서 "이민국은 이미 한번 승인을 낸 것을 다시 재심하지 않으려 하고, 국무부는 재심에 대한 결과를 받지 않았다면서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어 사태가 꼬여만 간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규제 정책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이 문제가 풀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면서 "신청자들이 이민비용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과정서 마찰만 커져 더 큰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