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뉴스]

美 대학 연구팀 "정확도 98% 초기 진단법 개발", 
직계가족환자 위험인자 지닌 사람 특히 유용


 췌장암은 암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암이다. 5년 생존율은 10%가 안 된다. 지난 30여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수치다. 치료법도 수술 외에는 확실한 것이 없어서 췌장암은 '걸리면 무조건 죽는 암'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조기 진단도 어렵고, 재발률도 70~80%를 상회한다. 또 전체 환자 중 80%는 진단 시 아예 수술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로 병원을 찾게 하는 '침묵의 살인자'이다. 

 췌장암을 초기에 정확히 진단해 낼 수 있는 새로운 혈액검사법이 개발돼 의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재생의학연구소의 케네스 재릿 박사는 췌장암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생물표지(단백질)를 발견, 혈액검사를 통해 98%의 정확도로 이를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2일 보도했다.

 현재 췌장암 진단에 사용되고 있는 췌장암 표지 단백질(CA19-9)은 췌장에 염증이 있거나 췌장의 담도가 막혀도 혈중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췌장암 진단검사로는 매우 불완전하다.

 재릿 박사는 췌장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췌관선암종 말기 환자의 암세포를 유전자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을 통해 초기 단계의 암세포로 되돌아가게 하면서 그 과정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을 추적한 결과 주범이 트롬보스폰딘2(THBS2: thrombospondin2)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여러 단계의 췌장암 환자, 양성 췌장질환 환자, 정상인 등 746명으로부터 혈액샘플을 채취, 새로 발견한 생물표지 THBS2와 이미 알려진 생물표지 CA19-9 수치를 측정했다. 이 두 가지 생물표지로 초기부터 말기까지 전(全) 단계의 췌장암을 진단해 낼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생물표지를 결합한 검사법은 특히 현존하는 그 어떤 검사법보다 초기 단계의 췌장암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검사법의 정확도는 민감도(sensitivity)가 98%, 특이도(specificity)가 87%로 나타났다.

 이 검사법으로는 췌장암과 췌장염도 구분할 수 있었다고 재릿 박사는 밝혔다.

 이 검사법은 특히 직계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거나 췌장암의 유전적 소인을 지녔거나 50세 이후에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 등 췌장암 위험인자를 지닌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중개의학'최신호(7월 12일 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