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달라…MB곁 참모 몇명만

자택 앞 지지자 없이 취재진만 장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때는 수백여명 몰려


14일 오전 9시 14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 전 대통령을 태운 검은색 차량이 빠져나왔다.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지지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자 3명이 모여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인근 주민(62)은 그제야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약 8분 후 도착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근처 분위기도 비슷했다. 민노총 등 진보 성향 단체 100여 명이 청사 동문 앞에서 "MB 구속" "적폐 청산"을 외쳤다. 서문 쪽에선 이재오 전 의원 등 측근과 지지자 30여 명이 "정치보복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아침 일찍 자택에는 측근들만 나타났다.

작년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될 당시엔 출석 시각 한참 전부터 지지자들이 집결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수백 명의 사람이 자택과 중앙지검 근처에 모여 도로가 마비됐다. 2009년 4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소환 때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사모 회원과 마을 주민 등 수백 명이 모였다. 노란 손수건과 풍선을 든 지지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 앞에 노란 장미를 흩뿌렸다.

보수 단체들은 이 전 대통령 검찰 출석에 별다른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친박(親朴) 성향인 대한애국당의 조시철 교육연수원장은 "이 전 대통령 측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조한 세력"이라고 했다.

진보 단체들도 이날 움직임이 없었다. 중앙지검 주변에서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외치던 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만큼 보수의 상징적 인물이 아니어서 반대 세력도 격하게 반응하지 않는 듯하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 전 대통령에겐 '박사모''노사모'처럼 정치 노선에 따라 모인 끈끈한 지지층이 없다"며 "지역색도 뚜렷하지 않아 보수 TK(대구·경북)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