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기획 시리즈 

넉넉치 못한 주차 공간에 '내 차 보호' 떡하니 두 칸 차지

문열때 다른 차 옆면 찍고 사라지는 비양심 '문콕 테러'도 


 주차난으로 악명 높은 할리우드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퇴근 후 매일같이 '주차전쟁'을 치러야한다. 아파트 주차공간이 한 대로 제한돼 있어 아내보다 퇴근이 이른 박씨가 매일'스트릿 파킹'을 도맡는다. 주차난이 심각한 집주변을 수바퀴, 몇십분째 돌아야하는 것은 예사. 이젠 체념의 경지에 오르기도 했지만 주차 공간을 찾아 헤메는 박씨를 가장 짜증나게 하는 건, 차 두대가 충분히 들어갈 자리 가운데에 버젓이 세워두는 '1.5칸 주차 얌체족'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부주의함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지만 한술 더 떠 의도적으로 미리 자리를 맡아놓은 것임을 알았을 땐 얄미움이 극에 달한다. 이들은 앞 뒤로 애매한 간격을 두고 주차를 한 뒤 나중에 차를 앞 뒤로 움직여 가족 또는 룸메이트의 차 한대가 들어올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LA한인타운의 주차난도 마찬가지다. 넉넉하지 못한 주차 공간도 문제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없는 주차 문화가 한인들을 더 화나게 한다. 타운에 위치한 한 주차장. 대형 승용차 한대가 '컴펙트'라고 쓰인 경차 전용 주차 구역 두 칸을 차지한 채 세워져 있다. 주차 자리가 없어서 일 수도 있지만 '문콕 테러'를 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두 칸을 점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말이 나왔으니, 자동차 문을 열다 옆에 주차된 차의 옆면을 찍는 이른바 '문콕' 만큼 운전자들을 괴롭히는 건 없다. 못에 찍힌 것처럼 문 곳곳에 움푹 팬 흔적들을 복구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문을 통째로 갈아 끼울 수도 없는 노릇. 근본적으로 비좁은 주차공간이 의도치 않는 '테러'를 발생시키지만 운전자들의 '부주의함'이나 '무신경'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주차를 할 땐 타인을 배려해 정해진 주차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혹시 실수로 문콕을 저질렀을 땐 메모를 남기는 것은 기본적인 주차 에티켓이다. 누가 아는가. 내가 얌체 주차, 혹은 문콕의 피해자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