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김의 부동산 칼럼

 최근 2년간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소유율이 매 분기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전체 주택소유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63.4%로 1967년이후 약 50년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주택소유율이 절정에 이르렀던 2004년도의 69.2%에 비하면 약 6% 이상이 하락한 셈이다. 비율로는 6%지만 실제 주택숫자로는 750만채가 넘는 것으로, 그 만큼 많은 숫자의 주택소유주들이 2008년 금융위기사태 이후 차압 등으로 집을 잃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집을 잃은 이들 중 상당수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으로, 이들이 삶의 보금자리를 잃어 버렸다는 것은 곧 중산층의 붕괴를 의미한다.

 LA 한인타운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인경제의 큰 기둥을 담당하는 자바시장의 의류업계가 해를 거듭할수록 불황을 겪고 있고 타운 내 식당 등 소규모 소매업체들도 모두 경기가 안 좋다고 호소를 한다.

 중산층이 줄어들며 미국도 이제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바로 '20대80'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경제학자들은 이 시스템이 앞으로 미국의 모든 부분을 이끌어 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현재 상위층, 중산층, 하위층, 3개 계층으로 나뉘는 전통적인 시스템에서, 상위층(20%)과 중하위층(80%), 2개 계층으로의 나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전환점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이전 시스템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경우, 경기가 아무리 활성화돼도 여전히 비지니스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한인업소의 장기불황 원인 중 하나로 여전히 종전과 동일한 스타일의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꼽힌다. 이미 시장에서는 중산층이 많이 없어졌는데 많은 업소들이 아직도 중산층만을 상대로한 이전 스타일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80'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은 비단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이전의 중산층 소비자들도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다. 소비자 본인은 여전히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가 쉽지 않은 것이다.

 냉혹한 현실은 상위 20%의 사람들의 경우 전 보다 더 경제적으로 윤택함을 누리고 있는데 반해, 나머지 80%는 휴가를 줄이고 일하는 시간을 더 늘려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요즘 프리웨이와 로컬 도로에 대낮에도 짜증이 날 정도로 차가 막히는 이유 중 하나는, 가정에만 머물던 사람들까지도 렌트비 등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직장으로 나서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러한 미국의 모습에서 금융위기 후 부의 재편성과 편중화 면에서 점차 후진국 모델을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 미국은 우리 한인들이 이민 왔던 30~40년 전과는 판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의 세계 1위에서 중국과 함께 그 권력(?)의 자리를 나눠야 하는 입장이 되었고, 세계 곳곳을 감시하고 훈계하며 질서을 잡아가던 국제 경찰국장이자 맏형이었지만, 지갑에 돈이 떨어짐에 따라 그 위상과 힘을 잃고 있다. 이제는 밑에 동생들이 맏형의 권위를 무시하고 대드는 일이 세계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사고 방식으로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시스템은 새롭게 변하고 있는데 계속 옛날 생각에만 젖어있는다면 결국 토태될 수 밖에 없다. 움직이고 뛰자. 그렇게 하면 반드시 이 새롭게 개편된 세상에서도 승자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이 우울한 시기에도 비즈니스가 잘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들은 '20대80'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도래를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변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판이 짜여질 때 기회가 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