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포 때문에…' '공산주의라서…' '정치가 불안해서…'

[이슈진단]

자산 100만 달러 이상 부자들앞다퉈 다른 나라로 이주 
전년보다 1만2천명↑…프랑스 1위·中 2위·브라질 3위


 세계에서 자산이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 이상인 부자 중 지난해 조국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이 8만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이 가장 많이 떠난 나라는 프랑스, 가장 많은 부자가 새로 옮겨간 곳은 남반구 청정국가 호주였다.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의'2017 글로벌 웰스 리뷰-세계 부와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100만 달러 이상 자산가 8만2000명이 조국을 떠났다. 이는 전년도(2015년) 통계보다 1만 8000명 늘어난 규모다.

 고액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등진 국가는 프랑스로, 1만2000명이 프랑스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리서치앤마켓츠는 이런 경향이 프랑스 정치 분위기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대형 테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선두권으로 떠올라 부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 이어 중국이 부자들이 떠나는 국가 2위로 꼽혔다. 중국에선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9000여명의 백만장자가 조국을 떠났다. 브라질(8000명)·인도(6000명)·터키(6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123억달러 줄어든 2조998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터키도 테러공격과 정치적 혼란 등을 겪었다. 여전히 부유한 선진국들이 많은 수의 고액자산가를 갖고 있지만, 고액자산가들의 이동은 부유한 사람들이 조국의 현재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평가다. 

그렇다면 이들 부자들이 조국을 떠나 가장 많이 가서 정착한 나라는? 1위는 호주였다. 호주는 2년 연속으로 고액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호주로 이주한 고액자산가는 1만1000명. 이는 2015년 8000명에 비해 38% 증가한 수치다. 미국으로 이주한 고액자산가수는 지난해 1만명으로 2015년 7000명에 비해 43% 늘었다. 이어 캐나다(8000명)· 뉴질랜드(4000명) 등 영어권 국가와 아랍의 부국 UAE(아랍에미리트·5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리서치앤마켓츠는 "부유한 선진국에는 여전히 많은 수의 고액자산가가 살고 있지만, 이들의 이동은 부자들이 조국의 현재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