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조세정책 반발해 무기한 휴관 3일만에, "세금감면 철회 등 법안 보류"

교회 지도자들 "기독교를 지키려는 노력 덕분"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상납된 것일까. 이스라엘 당국이 추진 중인 새 조세정책에 반대하며 휴관에 들어갔던 예루살렘의 성묘교회가 28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성묘교회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어 부활하기 전 안치된 무덤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기독교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성묘교회를 공동 관리하는 로마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교회 등 3개 종파 지도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성묘교회가 28일 오전 4시 순례자들에게 다시 개방된다"고 밝혔다.

앞서 성묘교회는 이스라엘 당국의 교회 세금감면 철회 조치와 토지수용 법안 등에 반대하며 지난 25일부터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최근 예루살렘 시는 그동안 예루살렘 내 교회 소유 상업용지에 적용됐던 세금감면 혜택을 중단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교회가 최근 몇 년간 민간 부동산업체에 매각한 예루살렘 내 토지를 국가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교회 측은 이러한 조치로 교회 운영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예루살렘에서 기독교도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한발 물러서 교회에 대한 세금감면 철회, 교회토지 수용 법안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교회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당국의 조치를 환영하며 순례자들에게 교회를 다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교회 지도자들은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앞서 오늘 발표한 성명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며 예루살렘에서 기독교를 지키고자 쉼 없이 힘써온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유대인 정착시설에 항의해 성묘교회를 비롯한 이스라엘 내 기독교 유적지가 하루 문을 닫은 이후 이 교회가 장기간 휴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