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회담 위해 실무적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
트럼프 "주말 내내 DMZ 언급…전체 회담 TV중계 매우 좋아해"
트럼프도 군사분계선 악수·합의 현장축하 등 상징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비무장지대(DMZ)에서 개최할 것을 설득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한 소식통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북미회담과 관련한 북한의 견해에 정통한 한 관리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북미정상회담의 일부 행사는 아마도 남북한을 가르는 군사분계선의 북측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의 남측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다.

CNN방송은 이 회담이 전 세계에 방송된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행사로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식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5월 말에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미디어 시설과 장비가 이미 완비된 까닭에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담이 실무 차원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DMZ의 북쪽을 다녀올 역사적 기회가 생길 것이며, 문 대통령도 북미 회담에 특정 수준까지 간여할 수도 있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와 북미회담에 정통한 다른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내내 DMZ를 언급했고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이 안을 거론한만큼 북미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가 완전한 이변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풍경, 전체 회담이 TV로 중계됐다는 점을 매우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취재진에도 북미정상회담을 DMZ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열렬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방안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게 있다"며 "거기에서 일이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바로 그 장소에서 거대한 축하행사가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을 수백만명이 지켜봤고, 카메라가 두 지도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온종일 쫓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 대통령이 DMZ에 도착하는 장면,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오는 장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쪽으로 넘어오라고 격려하는 장면 등이 매력적 풍경으로 소개됐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방문하는 첫 미국 대통령으로서 비슷한 풍경을 연출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CNN은 해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위로 손을 뻗는 악수를 갈망하고 있으며, 협상이 결렬돼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라도 그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중립적인 장소라며 싱가포르를 북미회담 장소로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상징성이 떨어지고 실무적인 면에서도 고려할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관리도 있는 등 미국 행정부 안에서도 견해차가 있다.

행정부 내에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하게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관측된다. 이들은 DMZ 북미회담이 김 위원장에게 회유적으로 비칠 수 있는 점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