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행사 식순 놓고 "총영사 생뚱 트집"

[타운이슈]

김완중 총영사,행사중 "더 앞에 넣었어야" 돌발 발언
한인회 "이제까지 아무 문제 없었는데 지금 왜?"황당
"돈 지원해 준다고 그러나?"vs"단순한 건의였을 뿐"

'미국에서 열린 8·15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로컬 한인회장 환영사와 조국을 위한 기도를 먼저해야 할까, 아니면 한국 대통령의 축사 대독을 먼저해야 할까.' 때아닌 의전 논란으로 한인사회가 시끄럽다.

지난 15일 LA한인회(회장 로라 전)가 주최한 한인사회 합동 광복절 경축식에서 행사의 식순이 문제가 됐다. 김완중(사진) LA총영사가 한국 대통령 축사 낭독을 하기에 앞서 갑자기 "건의할 게 있다"며 말을 꺼냈다. "한국 국경일 행사인데 대통령 축사 순서가 LA한인회장 환영사 등에 밀려 말미에 잡혔으며, 국가 제창에서도 한국 국가가 미국 국가보다 다음에 나오는 것은 잘못됐다"는 내용이었다. 김 총영사의 돌발 발언에 많은 참석자들이 잠시 당황했고, 일부는 식이 끝난 후에도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하기도 했다.

▲총영사관 "순서 잘못"

이날 경축식 순서는 개회선언→국민의례(국기에 대한 경례, 양국가 제창,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한인회장 환영사→한인목사회장의 조국과 동포를 위한 기도→광복회장 경축사 대독 및 독립유공자 명단 낭독→총영사의 대통령 경축사 대독→시상식→광복절 노래 제창→만세삼창→폐회로 이어졌다.

이에대해 총영사관 측은 16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요지는 "광복절은 한국의 주요 경축일이며, 광복절 경축기념식은 우리 정부(LA총영사관)가 소요경비를 한인회에 지원(2천만원)하는 공동 개최 행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애국가가 미국가보다 앞서 나오고, 국민의례후 바로 광복회장 기념사, 대통령 경축사가 나와야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인회 "황당"

그러나 한인회는 총영사의 때아닌 식순 지적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인회에 따르면 우선 한인회가 최소한 10년이상 개최해온 광복절 행사는 순수한 민간 행사였으며 행사가 확대되면서 정부의 지원금을 받은 지는 고작 2년 전부터였다. 또 광복절 행사에서 대통령 축사 대독 순서는 예년과 같이 진행됐으며, 그동안 문제된 적이 없었다. 또 치외법권인 총영사관내의 경우 다르지만, 그 외 지역은 미국 영토이기 때문에 국경일 기념 행사를 포함해 모든 행사에 미국 국가가 항상 먼저 나와야 한다는게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돈을 지원해주기 시작했다고 민간 행사를 정부 행사로 바꿔 좌지우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식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방법이 가장 문제

일부 참석자들은 총영사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행사 당일날 대통령 축사를 대독하기 바로 전에 사견을 밝혀 참석자들을 동요하게 한 점, 순서를 계획하는 한인회와 따로 논의하지 않고 굳이 공개 석상에서 돌발 발언을 한 점 등은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 총영사는 "적절할때 '건의'하려 했을 뿐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