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잘 몰랐기 때문에"
과연 누가 누굴 심판?

[생·각·뉴·스]

한국 국회에선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어제는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잦은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 의혹 등이 특히 문제가 됐다. 이 후보자는 1991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8차례 위장전입한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법관업무와 세 자녀 양육을 병행하느라 대부분의 생활을 친정 어머니께 의존하는 과정에서 주민등록증도 어머니께 맡겨놨다"며 "주소지 이전은 어머니가 하신 일이라 정확한 상황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상습적으로 자신의 편의대로 현행법을 위반하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 위장전입 중독 수준"이라고 몰아붙였다. 세금 탈루 문제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4억6천200만원에 구매한 아파트의 매매계약서에는 실제 거래가액보다 2억8100만원 낮은 1억8100만원으로 작성해 취득세 및 등록세를 탈루했다는 것이다.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배우자·자녀 등 가족의 3차례 위장전입과 배우자가 모친 회사에 위장 취업한 의혹 등 도덕성이 문제가 됐다. 그 역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아내가 한 부분도 있고…지난 10년간 재판과 연구에 집중하고 사느라 재산 관리나 제 월급이 얼마 들어오는지도 관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이틀간 청문회를 거쳤던 헌법재판관 후보자 4명 가운데 3명이 불법 또는 편법 의혹을 받고 있다. 그들은 바로 한국의 최고 법관이 되겠다는 사람들이다. 법 의식이 이 정도인 사람들이 과연 누구를 심판하겠다는 건가. 답답하다.